이재명 “검찰 조사, 당당히 임할 것…날짜·방식 협의”
‘방탄 정당’ 비판 의식한 듯
‘검사 실명 공개’ 여야 공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는 26일 성남FC 사건으로 검찰 소환을 통보받은 데 대해 “검찰의 행태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지만 당당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조사 일시·방식을 협의하겠다고 했지만 검찰의 소환조사에 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성남FC 사건을 두고 “무혐의로 종결된 사건”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검찰이 소환을 통보한 28일에 대해 “이미 정해진 일정 등이 있고 본회의까지 예정돼 있어 당장 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그 후 가능한 날짜와 조사 방식에 대해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직접 출석도 고민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 대표가 검찰 수사에 임하겠다고 밝힌 배경에는 성남FC 사건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고 한다. 또 당내 여론을 수렴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검찰 소환에 불응하면 여권의 ‘방탄 공세’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비이재명계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순신 장군의 생즉사 사즉생 각오로 당당하게 수사에 대응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일부 친이재명계 의원들도 이 대표가 검찰 소환에 응해야 한다고 고언하고 있다.
다만 이 대표가 검찰 소환 일시와 방식 등을 협의하겠다고 밝힌 만큼, 검찰 측과 협상이 결렬될 여지도 있다. 특히 당내에서는 이 대표의 직접 출석은 부적절하고 서면 조사로 충분하다는 의견이 있다.
한편 민주당이 이 대표 관련 수사를 진행하는 검사 16명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맞공세를 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사실상 전 당원들에게 검찰에 맞서 싸우라고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점식 의원은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열성 지지자들에게 좌표를 찍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는 “정치검찰이 성과를 알리고 싶을 땐 이름과 사진이 널리 공개할 정보이고, ‘조작 수사’로 궁지에 몰릴 때는 ‘좌표찍기’냐”고 밝혔다. 다만 이상민 의원은 “검찰권도 권력 압박뿐 아니라 여론 압력으로부터 차단되고 독립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했다.
김윤나영·신주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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