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수 경쟁 이어 이번엔 '과당 빼기' 전쟁… 하이트진로도 '제로 슈거' 소주 내놓는다

이소라 2022. 12. 2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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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업계에 때아닌 '과당 빼기' 경쟁에 불이 붙었다.

하이트진로의 무가당 소주도 과당 대신 에리트리톨을 넣는 식으로 칼로리와 당을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요즘 술자리에서 무가당 소주만 찾는다는 직장인 이모(34)씨는 "음주의 즐거움을 포기할 수가 없는데 그나마 열량 낮고 과당 없는 소주를 마시는 게 내 몸에 덜 미안한 것 같다"며 "맛도 기존 소주와 차이가 없어 일반 소주를 마실 이유가 없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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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처럼 새로' 이어 무가당 '진로'도 출시
무학·대선까지 내년 무가당 경쟁 치열할 듯
과당 대신 대체 감미료 넣어…건강함 지향
시중에 판매 중인 무가당 소주 제품들. 왼쪽부터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 새로', 무학의 '좋은데이', 대선주조의 '대선' 제품. 각 사 제공

소주 업계에 때아닌 '과당 빼기' 경쟁에 불이 붙었다. 맛은 깔끔하고 몸에 덜 해롭다는 메시지로 칼로리에 민감한 소비자의 마음을 빼앗기 위해 '무가당 소주' 시대를 연 것.

26일 업계에 따르면 ①하이트진로는 내년 1월 과당을 첨가하지 않은 '제로 슈거(Zero Sugar)' 진로 소주를 내놓는다. 알코올 도수는 기존 진로보다 0.5도 낮춘 16도로 조정했고, 칼로리는 10kcal 낮은 320kcal로 맞췄다.

앞서 경쟁사들이 무가당 소주를 출시 및 리뉴얼하면서 내년 업계 경쟁은 뜨거워질 전망이다. ②롯데칠성음료가 9월 출시한 무가당 소주 '처음처럼 새로'는 석 달 동안 누적 판매량 2,700만 병을 기록해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밖에 ③무학은 지난해 9월 무가당 소주 '좋은데이'를 깔끔한 맛으로 업그레이드했고, ④대선주조는 1월 대표 제품 '대선'을 과당, 소금, 아미노산을 첨가하지 않은 제품으로 리뉴얼해 재출시했다.


왜 무가당인가…"그나마 건강하게 음주 즐기려"

2월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소주가 진열돼 있다. 뉴스1

처음처럼, 참이슬, 진로 등 희석식 소주는 95%의 알코올로 된 주정에 물과 감미료 등 첨가물을 섞어 만드는데, 여기서 감미료인 과당은 무색무취인 주정의 향과 맛을 살리는 역할을 한다. 제조 회사마다 소주의 쓰고 달고 부드러운 맛을 조정하는 비결이 감미료의 종류와 배합 비율에 따라 결정되는 셈이다.

그러나 기존 과당 대신 새로는 천연 감미료 에리스리톨을, 대선은 천연 감미료 타우마틴을 넣었다. 대체 감미료를 쓰면서 이들 무가당 소주는 나트륨, 탄수화물, 당류, 지방, 트랜스지방, 포화지방, 콜레스테롤, 단백질이 모두 0%가 됐다. 하이트진로의 무가당 소주도 과당 대신 에리트리톨을 넣는 식으로 칼로리와 당을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부터 주류에 열량을 표기하는 주류 제품 열량 자율표시제가 확대되면서 소주도 다른 식품처럼 영양 성분을 따져보고 고르려는 수요가 늘 것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이미 롯데칠성음료와 무학 등은 무가당 소주에 영양 성분을 표시해 낮은 열량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즐겁게 건강 관리를 한다는 의미의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도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요즘 술자리에서 무가당 소주만 찾는다는 직장인 이모(34)씨는 "음주의 즐거움을 포기할 수가 없는데 그나마 열량 낮고 과당 없는 소주를 마시는 게 내 몸에 덜 미안한 것 같다"며 "맛도 기존 소주와 차이가 없어 일반 소주를 마실 이유가 없어졌다"고 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음주 문화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지만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도 함께 공존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더 건강하게 술을 즐길 수 있는 무가당 소주의 인기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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