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쏘공' 읽히지 않는 세상 오길"‥조세희 작가 잠들다
[뉴스데스크]
◀ 앵커 ▶
도시 빈민들의 고달픈 삶을 그려낸 소설이죠.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이른바 '난쏘공'의 작가 조세희 씨가 향년 80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작가는 생전에 자신의 책이 더 이상 읽히지 않는 시대가 오길 바란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아직까지 고인이 바라던 시대는 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정혜인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천국에 사는 사람들은 지옥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 다섯 식구는 지옥에 살면서 천국을 생각했다."
판자촌에서 쫓겨나게 된 난쟁이 가족의 절망적인 현실을 그린 이야기.
엄혹했던 70년대, '난쏘공'은 산업화로 고통받던 도시 빈민의 삶을 통해 한국 사회의 모순을 직시했습니다.
[고 조세희/작가 (2005년12월1일)] "이 '난쏘공'은 벼랑 끝에 세운 위험 표시 팻말이다. 이것을 넘어가면 우리는 벼랑 끝으로 떨어진다는 생각이었어요."
'가장 아름다운 노동문학'이라 평가받는 이 작품의 누적 발행 부수는 148만 부.
출간 30주년을 맞았던 2008년, 조세희 작가는 '30년이 지나서도 이 책이 읽힐 줄은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상태로 가면 세상은 깜깜하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그의 우려는 이듬해인 2009년 서울 용산의 강제 철거 현장에서 참사로 나타났습니다.
[고 조세희/작가(2009년1월21일)] "미래는 좋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이 보시다시피 얼마나 충격적이고, 얼마나 미개한 일이 또 일어났습니까…"
펜을 놓고, 대신 집회 현장을 누비며 약자의 투쟁을 사진으로 기록하는데 매진했던 노 작가는 성탄절인 어제 저녁 향년 80세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조중협/고 조세희 작가 아들] "코로나 걸리시면서 이제 의식 잃고 쓰러지셨거든요. 병상에 계시는 동안은 전혀 의식이 없으니까 (마지막) 말씀 못하셨고…"
'난장이'로 상징되는 도시 빈민의 모습이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비정규직의 모습으로 환생했다고 말한 조세희 작가.
그는 떠났지만, "더 이상 난쏘공이 읽히지 않기를 바란다"는 그의 간절한 소망은 이뤄지지 않은 채 '난쏘공'의 시대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MBC뉴스 정혜인입니다.
영상취재 : 김재현/영상편집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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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hi@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439658_357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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