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친’과 떠난… 망한 여행의 즐거움 선사”
‘나혼산’ 조연출 당시 기안84와 인연
‘지구 반대편 사람들 보고싶다’는 말에
가방 하나와 무작정 떠난 남미 여행
배우 이시언·유튜버 빠니보틀 합류
기안84 매력? 편견 없이 열린 자세
변덕스런 날씨·고산병 악조건에도
‘친한 사람 함께라면 즐겁다’ 메시지
“도피라 그러면 도피고, 제2의 인생이라면 제2의 인생이고… 그런 것을 꿈꿔보지 않아? 나랑 상관없는 낯선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거나 집에서 낮잠을 자는 그런 걸 보는 게 너무 낯선데 그 기분이 너무 좋아.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 같은 그런 느낌. 나는 힘들어도 그런데 가면 재미있을 것 같아. 오지가 좋지 않을까?”(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1화 중)
여행에는 기안84와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오랜 인연을 유지하고 있는 ‘찐형’ 이시언, 그리고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이 함께한다. 빠니보틀이 합류한 것에 대해선 “오랫동안 혼자 여행을 다니고 있는 유튜버인데 다른 사람들과 여행을 하고 싶다고 했다”며 “남미라는 공간이 여행 초심자가 여행하기에 어려움이 많아서 그런 부분에서 빠니보틀이 경력자로서 행동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안84는 반대로 제작진 예상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줬다. 너무 심한 ‘날 것’이었다. 김 PD는 “기안84가 날 것 같은 면이 있는 줄 알았는데 정말 그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출발 5시간 전에서야 짐을 챙기고, 옷도 많이 챙겨가지도 않고, 가져간 옷을 계속 입는 모습에 놀랐다”고 말했다.
“기안84는 격의 없는 사람인 것 같아요. 악어고기를 봤을 때도 먹어보고 싶다며 적극적으로 편하게 먹는 등 그런 모습을 보면 이분이 가지고 있는 매력은 단순히 ‘대책 없음’이 아니라 ‘편견 없이 다가가기’인 것 같습니다.”
남미를 여행하면서 어려움도 많았다. 계획 없이 떠난 여행이 주는 어려움이 아니라 ‘남미’라는 곳이 가진 특성, 변화무쌍함이 주는 어려움이었다.
“남미는 변화무쌍했어요. 비가 한창 오다가 멈추기도 하고, 다시 비가 오기도 하고. 한국에서 생각했던 계절감이랑 현지가 다르기도 했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흡혈 파리 때문에 아마존에서 어려움이 많았어요. 고산지대에 갔을 때는 제작진을 포함해 모든 사람에게 고산병이 한 번쯤 찾아왔지요.”
그렇다면 이렇게 무턱대고 떠난 여행에 제작진은 무엇을 담고, 무엇을 남기고 싶었을까. 김 PD는 “망한 여행이 주는 즐거움을 주고 싶었다”고 답했다.
“연인과 함께 떠나거나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할 때는 모든 게 준비돼 있어야 합니다. 좋은 곳에 머물고 편하게 여행하죠. 하지만 저희는 진짜 친한 사람과 떠나는 여행입니다. 숙소가 좋지 않고 음식이 맛이 없어도 ‘너와 가면 즐거워’라는 감정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제목에도 그런 마음이 담겼습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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