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영선 “민주당 內 ‘줄서기 정치’ 만연… 정치인 아니라 꼭두각시일 뿐”
“소신 있는 의원들 입에 자물쇠”
이재명號에 “전략적 실패” 혹평
"민주당 미래 대한 메시지 없어
尹정부 국가 비전 마련 안 됐다"
“전략적 실패를 했다고 본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민주당의 미래를 별도의 ‘투 트랙’으로 두고 움직였어야 했는데 지금 이재명 지도부는 민주당의 미래에 대해서는 메시지가 없다. 사법리스크에 당이 완전히 손을 뗄 수는 없겠지만 이미 예견됐던 사법리스크는 그것대로 대응하고 당을 위한 트랙도 있어야 했다. 이 대표의 지난 4개월을 보면 민생·경제 구호는 많았지만 디테일이 없다. 그나마 있는 디테일도 과거에 했던 것들의 반복이다. 사법리스크 대응에 있어선 단순히 검찰에 출두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중요한 게 아니다. 무엇이 정치보복이고 어떤 게 정치검찰의 행패인지 정확히 설명해 국민의 호응을 끌어내는 데 집중해야 한다.”
—민주당의 분당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보시나.
“그런 건 혁신이 아니다. 국민이 바라는 혁신은 민주당이 그리는 우리나라의 미래가 무엇이고 민주당이 국민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뭔지, 민주당을 찍으면 국가와 국민의 삶이 어떻게 바뀔지를 얘기하는 것이다.”
—출범 7개월을 넘김 윤석열정부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시나.
“지금까지도 국가 비전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 윤 정부는 지난 7개월간 ‘준비되지 않은 대통령을 뽑으니까 이렇게 시행착오가 많구나’라는 걸 보여줬다. 우리나라가 지난해에 UN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선진국 명칭을 얻지 않았나. 올해는 우리나라에 있어 ‘선진국 1년 차’인 셈이다. 이렇게 정쟁과 정치보복에 몰두할 때가 아니다. 정치보복의 일상화는 끝내고 민생·경제 위기를 해결에 힘을 쏟아야 한다.”
“내년의 정치권은 누가 ‘정치 개혁’을 선점하느냐에 달렸다. 어떤 식의 정치 개혁이든 선점하는 자가 승리할 거다. 지도부가 모든 권력을 쥐고 줄 세우기 하는 정당은 다음 총선에서 반드시 실패하게 돼 있다. 국민의힘도 이른바 ‘윤심’을 따라 당 대표 뽑는 룰을 당원 100%로 바꾸지 않았나. 이건 어떻게 보면 일종의 게임 조작이다. 게임의 룰을 누군가에게 유리하게끔 의도적으로 바꿔주는 이런 건 더 이상 해선 안 된다. 이렇게 하면 정치가 지금처럼 국민에게 외면받는 거다. 지금 국민은 정치에 대해 혐오감을 느끼고 있다. 최근 제가 정치 개혁 이야기를 많이 했더니 민주당의 청년 정치인들에게서 응원한다는 연락을 많이 받고 있다. 다음 총선은 그런 청년들이 좌우할 수 있다. 청년 등 다양한 인재들에게 공정하게 기회를 주고 능력에 따라 정치하는 놀이의 장을 만들어주는 게 정당이어야 한다.”
—앞으로의 정치 행보는 어떻게 구상하고 계시나.
“정치인은 성찰의 시간을 통해 메시지와 계획을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가 지금 축적의 시간을 보내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미국행 이후에는 ‘디지털 정당’을 만드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요즘 제가 정치 개혁 이야기를 많이 했더니 IT업계 쪽 등에서 디지털 정당을 만들자는 얘기들이 있다. 이른바 ‘다오(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 정당’이라는 탈중앙화된 자율 조직 정당 형태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탈중앙화된 100% 국민 공천제를 실현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정당을 우리 정치에 도입할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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