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을 모르는 지방의회]⑩ 의원님 가족 회사들의 꼼수 수의계약
[KBS 창원] [앵커]
KBS는 오늘부터 닷새 동안 경남의 18개 시·군의회 의원 270명의 겸직 실태를 연속으로 짚어봅니다.
KBS가 정보공개청구와 현장 취재를 통해 겸직 실태를 분석한 결과, 기초의원 가족들이 운영하고 있는 공사업체들이 상당수 수의계약으로 자치단체 공사를 따낸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의원들은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았다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그 실상을, 심층기획팀 윤경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9월 천900만 원을 들여 설치한 고성군 거류공원 재활용 시설입니다.
공사 업체는 고성군의회 정영환 의원의 동생이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이 회사가 고성군으로부터 수주한 공사는 정 의원이 처음 당선된 2018년 7월부터 48건, 7억 원에 이릅니다.
해마다 1억 원 이상, 올해는 2억 원 넘는 공사가 수의계약으로 이뤄졌습니다.
정 의원은 동생이 운영하는 회사일 뿐 본인과 상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정영환/고성군의원 : "옛날에 서류상으로 비상임감사는 한 번 한 적이 있는데요. 사업자 처음 낼 때부터 동생이 다 한 겁니다."]
정말 그럴까?
이 회사 홈페이지에 공개된 대표 연락처로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정 의원이 받습니다.
["네, 정영환입니다."]
회사 홈페이지에 공개된 대표 번호와 이메일 모두 정 의원의 개인 것과 똑같습니다.
[인근 주민 : "(대표님이 정영환 의원님 맞으시죠?) 맞아요. 바쁘신 분이라 사무실에 가면 직원이 있어요."]
회사 직원도 전화로는 정 의원이 해당 업체에 출근한다고 말하더니.
[회사 관계자 : "(의원님 자주 여기 사무실 안 계십니까?) 오늘 일정이 있으셔서요. (일정 없을 때는 계시고요?) 예."]
취재진이 직접 방문하자 말을 바꿉니다.
[회사 관계자 : "상관 없습니다. (회사 홈페이지에는 정 의원 연락처가 있던데요.) 홈페이지는 오래됐어요."]
지난 9월 배수로 정비 공사가 진행된 창녕의 한 마을, 창녕군 예산 천800만 원이 투입됐습니다.
이 사업 계약을 경쟁 없이 단독으로 따낸 건설사는 창녕군의회 신은숙 부의장이 대표를 지낸 업체입니다.
신 의원이 지난 20년 동안 줄곧 대표를 맡다, 2018년 6월 의원에 당선되고 보유 지분과 대표직을 다른 사람에게 넘긴 것으로 확인됩니다.
그런데 이후 대표로 등재된 A씨, 신 의원의 지인이자, 창녕군 퇴직 간부공무원입니다.
회사를 찾아가 봤습니다.
["(사장님 어디 가셨어요. 지금?) (대표님은) 아직 안 나오시기는 하는데, (나오긴 나오십니까?) 이제 한 번씩 나오기도 나오고…."]
이 직원은 신 부의장의 아들입니다.
["(의원님하고 관계가 어떻게 되는 거에요?) 자제입니다. (아드님이세요?) 네."]
감사와 사내이사 모두 신 의원의 여동생과 시동생이고, 지역 건설업계에서 실질적인 사주로 알려진 신 의원의 배우자는 사내이사입니다.
사실상 가족 회사라는 겁니다.
[창녕 ○○건설 대표/음성변조 : "○○○ 사장님이(신은숙 의원 남편이) 실질적인 주주이고, 그거는 하늘을 손바닥을 가리더라도 ○○○가 (운영)한 거 맞습니다."]
이 건설사는 신 의원 임기 동안 창녕군이 발주한 77건, 모두 8억 7천 원어치의 공사를 수의계약만으로 따냈습니다.
신 의원은 의회 입성 이후 회사 일은 물론, 창녕군에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윤경재 기자 (econom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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