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문어발식 방송 늘이기의 폐단…'오은영 리포트' 성추행 논란에 결국 결방[TEN피플]

김지원 2022. 12. 26.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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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캡처



방송사마다 한 자리씩 꿰차고 앉았던 오은영이 위기다. 오은영의 이름을 걸었던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은 의붓딸을 성추행하는 아빠의 모습을 여과 없이 내보낸 뒤 시청자들에게 뭇매를 맡았다. 폐지 요구가 빗발치자 결방을 결정했지만, 오은영이라는 이름에 난 흠집은 쉽게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오은영 리포트' 측은 “12월 26일 방송 예정이었던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은 프로그램 내부 정비차 2주간 결방된다. 시청자분들의 양해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방송에서 출연자의 사연을 보여주는 과정에서 성추행 당하는 아동의 모습을 그대로 내보낸 뒤 재정비 시간을 갖기로 한 것이다.

'오은영 리포트' 측은 지난 21일 “지난 19일 방송된 '고스톱 부부'편을 보고 해당 부부의 딸을 걱정하셨을 모든 분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공식입장을 냈다. 이어 “논란 이후 곧바로 시청자 여러분에게 제작진의 입장을 전달해 드렸어야 하나, 출연자들의 방송 후 상황과 입장을 파악하고 관련 내용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 이 과정에서 해당 영상이 제작진의 의도와 달리 재가공 및 유통되어 출연자 가족에게 상처가 되는 일을 막기 위해 영상을 먼저 수정할 수밖에 없었던 점 널리 양해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제작진 측은 "'고스톱 부부'편은 이혼이라는 아픔을 겪은 아내와 그 상처까지 사랑하기로 결심한 남편이 만나 아내의 전혼 자녀인 딸아이와 함께 가정을 이뤄나가는 과정에서 생긴 갈등의 원인을 찾고 그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하는 의도로 기획됐다. 아내는 남편을 아동 학대로 경찰에 신고한 상태였고, 남편은 그런 아내의 행동에 수긍하지 못하고 있어 갈등의 골이 깊었다. 이에 제작진은 해당 가정의 생활 모습을 면밀히 관찰하고 전문가 분석을 통해 '누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고 전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 방송 후 이어진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을 접하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해당 아동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지 못하고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친 점,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오은영 리포트'는 최근 방송에서 새아빠(아이는 '삼촌'이라 부르며 가족으로 받아들이지 않음)가 7세 여아를 주무르는 장면을 그대로 송출했다. 아이는 "싫다. 하지 마라" 등 거부 의사를 밝혔으나 '새아빠'는 아이를 만졌다. 아이의 친모는 "도와달라"는 아이의 요청을 듣지 않았다.

사진제공=MBC



시청자들은 성추행당하는 의붓딸의 모습을 방송에 그대로 내보낸 데 대해 참담함과 분노를 느끼며 항의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여전히 '폐지 요청'에 관한 글이 올라오고 있다. 

오은영에게도 지적이 가자 프로그램 측은 오은영 감싸기에 나섰다. 하지만 오은영도 책임을 회피하긴 어려운 상황. 오은영의 이름이 버젓이 걸린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오은영은 논란이 커지자 “제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저의 의도와는 다르게 전달된 부분이 있어서 이에 조심스럽게 몇 가지 사실을 말씀드리려고 한다"며 해명과 사과를 했지만 시청자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오은영 리포트'는 결국 2주간 결방하기로 했다. '내부 정비'라는 핑계를 대지만 폐지를 피하기 위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돌리려 잠시 몸을 피하는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오은영은 ENA에서 새 예능 '오은영 게임'도 선보일 예정이다. 나이도 성별도 성향도 다른 100명의 아이들과 함께, 5가지 유형에 맞는 맞춤형 놀이를 소개하는 프로그램. '아동심리 전문가'라는 명성과 신뢰에 금이 가기 시작한 오은영의 새 예능은 벌써부터 께름칙하다.

문어발식 방송 늘이기를 하고 있는 그녀는 이제 의사보다 방송인이라는 이름이 어울린다. 아동과 부부, 가족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본질에서 벗어나 방송의 재미를 먼저 생각하게 된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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