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구 11개 중 10개 잠겼었다…인재로 드러난 현대아울렛 화재 참사
[KBS 대전] [앵커]
화재수신기가 꺼져 있어서 작동이 안 된 건 스프링클러만이 아니었습니다.
지하에서 지상으로 통하는 비상구 11개 중 10개도 화재 당시 잠겨 있었던 것으로 K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계속해서 정재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화재와 같은 비상 상황에 지상으로 대피할 수 있게 현대아울렛 대전점 지하에 설치된 비상구는 모두 11개입니다.
하지만 참사 당시, 비상구 11개 중 10개의 문이 잠겨 있었던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지하 방재실 바로 옆 비상구 한 개를 제외하고 지상으로 통하는 모든 비상구가 막혀 있었던 겁니다.
스프링클러도, 비상구도 작동하지 않은 공간에서 노동자 7명이 숨졌는데 시신 대부분이 지하 비상구 근처에서 발견됐습니다.
현대아울렛 대전점의 비상구에는 이처럼 전자석으로 작동되는 잠금장치, 이른바 'EM락'이 설치돼 있습니다.
전자석 잠금장치는 화재수신기와 연동돼 화재와 같은 비상시 자동으로 열리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화재수신기가 꺼진 상황에서 비상구도 계속 잠겨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한 방범실 전산 자료에서 화재 당시 비상구 잠금장치인 EM락이 개방됐다는 기록이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대아울렛 대전점 지하 하역장에서 불이 난 시각은 아침 7시 39분, 잠긴 비상구는 불이 지하층 전체로 확산한 7시 55분이 지나서야 관계자들에 의해 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아웃렛 관련자 13명을 입건한 데 이어 현대백화점 그룹으로 수사 대상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노동청도 이번 수사 결과와 관련해 앞서 중대재해처벌법 입건 대상에서 제외됐던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을 추가 입건하기 위한 법리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정재훈 기자 (jjh11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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