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값 줄인상… 말로만 ‘소비자가 왕’ [현장메모]

김기환 2022. 12. 26.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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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급격하게 올랐고, 인건비와 물류비 오름세도 꺾이지 않아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

농심과 오뚜기가 지난 8월 라면 가격을 평균 10% 이상 올리면서 내놓은 입장이다.

지난해 8월 라면 가격을 평균 6%대 인상한 지 1년 만이었다.

업체들은 지난 3분기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고점을 찍었을 때 매입한 원·부재료가 4분기부터 제품 가격에 반영되고 인건비, 물류비 등도 오른 점을 가격 인상 이유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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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급격하게 올랐고, 인건비와 물류비 오름세도 꺾이지 않아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

농심과 오뚜기가 지난 8월 라면 가격을 평균 10% 이상 올리면서 내놓은 입장이다. 지난해 8월 라면 가격을 평균 6%대 인상한 지 1년 만이었다. 따지고 보면 1년 사이 라면 가격을 16% 이상 올린 셈이다.
김기환 산업부 기자
업체들은 지난 3분기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고점을 찍었을 때 매입한 원·부재료가 4분기부터 제품 가격에 반영되고 인건비, 물류비 등도 오른 점을 가격 인상 이유로 제시했다.

라면은 ‘국민 간식’ 또는 ‘서민 음식’으로 불린 지 오래다. 라면값이 오르면 불황으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의 식비 부담이 가중되는 이유다.

우는 자가 있으면 웃는 자가 있는 법. 라면업체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기 직전이다. 라면값을 올려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농심의 올 4분기 실적은 매출액 8100억원, 영업이익 34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4.5%, 8.9% 오른 수치다.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2% 늘어난 3조1500억원대로 추정된다.

오뚜기는 올 4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7790억원, 영업이익 340억원이 예상된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50%, 26.56%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15%가량 증가한 3조1480억원대로 예상된다.

농심과 오뚜기는 올해 실적 호조를 발판 삼아 처음으로 ‘매출 3조원 클럽’에 진입할 것으로 점쳐진다.

실적 상승세는 내년이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원가 인상의 단초가 된 국제 곡물가격이 하락 추세다. 원·달러 환율도 고점을 찍고 내려가고 있다. 반면 올린 가격은 그대로다. 라면업계가 크게 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예상보다 곡물 안정세가 빨라지면 판매가를 일찌감치 올린 업체들은 마진폭 개선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라면뿐만이 아니다. 올 들어 제품 가격을 올린 우유·음료·과자·빵 등을 생산·판매하는 식품업체들도 4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제품 가격은 올렸는데 원·부자재 값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결국 피해는 애꿎은 소비자들의 몫이다. 가계비는 한정돼 있는데 제품값만 크게 오른 탓이다. 기업들은 늘 입버릇처럼 ‘소비자가 왕’이라고 말한다. 그게 진심이라면 이젠 고물가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을 위해 가격 인하 카드를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소비자를 위한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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