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인기 5대 南 영공 침범…軍 7시간 전술조치 나섰지만 격추 실패(종합)

北 무인기 1대 수도권 북부지역까지 비행
軍 정찰자산 투입 北 군사시설 촬영 작전
전술조치 나선 공군 전술통제기 1대 추락
北 무인기로 인천·김포공항 운항 일시중단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의 무인기 여러 대가 26일 남측 영공을 침범했다.

우리 군 당국은 격추 시도 등 전술조치에 나섰지만 격추에는 끝내 실패했다.

다만 군은 유·무인 정찰자산을 군사분계선(MDL) 이북까지 투입해 북한 군사시설을 촬영하는 등 상응조치를 펼쳤다.

군의 전술조치 과정에서 공군 KA-1 전술항공통제기 1대가 추락하기도 했다.

이승오(육군 소장)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은 “우리 군은 오늘 오전 경기도 일대에서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미상 항적을 포착해 대응했다”며 “이는 북한이 우리 영공을 침범한 명백한 도발 행위”라고 밝혔다.

이 작전부장은 “북한 무인기는 2m급 이하 소형 무인기”라며 “이 중 1대는 수도권 북부지역까지 비행했고, 나머지 4대는 강화도 일대에서 비행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무인기들은 경기도 파주와 김포, 강화 일대로 넘어왔으며 이 가운데 1대는 파주 인근 민간인 거주지역 상공을 지나 서울 상공까지 진입했다가 다시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복수의 북한 무인기는 유턴하거나 좌우로 기동하는가 하면 우리 군의 탐지자산에서 관측됐다 소실되는 등 회피 기동을 보이기도 했다.

합참은 이날 오전 10시25분께부터 경기도 일대에서 북한의 무인기로 추정되는 미상 항적 수개를 포착하고 대응에 나섰다.

군은 최초 김포 전방 군사분계선(MDL) 이북에서부터 무인기로 추정되는 미상 항적을 식별하고 공군 전투기와 공격헬기 등 대응전력을 투입했다.

또 무인기 포착 이후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실시한 뒤 격추 시도에 나섰다.

이 작전부장은 “군은 최초 미상 항적을 김포 전방 군사분계선 이북에서부터 포착한 후 절차에 따라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실시했다”며 “항적 추적 및 격추선을 운영하면서 우리 국민들에 피해를 발생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대응했다”고 말했다.

이어 “군은 유·무인 정찰자산을 군사분계선 근접 지역과 이북지역으로 투입해 북한 무인기에 우리 영공 침범에 한하여 상응한 조치를 취했다”면서 “적 주요 군사시설을 촬영하는 등 정찰 및 작전활동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의 이 같은 도발에 대해 앞으로도 우리 군은 철저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군 당국이 이날 오전 10시25분께 북한 무인기 추정 미상 항적을 포착하고 오후 6시까지 7시간 가까이 전술조치에 나섰지만 결국 격추에 실패함으로써 논란이 예상된다.

군은 북한의 무인기를 격추하지 못한 데 대해 우리 측이 무인기를 식별한 순간이 민가가 밀집한 도심지 상공이라서 주민 피해를 고려해 사격을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북한의 무인기 도발은 최근 미군의 정찰 활동 강화에 대응한 무력시위로 풀이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크리스마스 전후로 미군의 대북 정찰감시비행이 강화됐는데 북한이 이에 맞춰 비례적으로 대응한 모양새”라며 “미군의 정찰 활동에 대해 대남 공간적 틈새를 무인기를 통해 시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 실장은 이어 “무인정찰기는 일반적인 동계훈련용으로 보기 어렵다”며 “한국 영공 침해나 도발 성격이기 때문이 사전기획에 의한 행동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북한 무인기들의 영공 침범에 대응한 우리 군의 전술조치 과정에서 공군 KA-1 전술항공통제기 1대가 추락하기도 했다.

공군은 원주기지 소속 KA-1 1대가 이날 오전 11시39분께 기지 이륙중 추락했다고 밝혔다.

조종사 A(27)씨와 B(25)씨 등 2명은 무사히 비상탈출해 소방당국에 의해 이송됐으며 경상으로 확인됐다.

KA-1 전술항공통제기는 지상군에 화력을 지원하는 미군의 A-10과 유사한 근접항공지원(CAS) 임무 등을 수행한다.

KT-1 기본훈련기를 토대로 개발한 KA-1 전술통제용 항공기로 2005년 도입됐다.

길이 10.9m, 날개폭 10.3m, 높이 3.7m로, 12.7㎜ 기관포와 2.75인치 공대지로켓 무장이 가능하다.

한편 북한의 이날 무인기 영공 침범으로 항공기 운항도 일시중단됐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 서울지방항공청은 이날 오후 1시38분을 기해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의 항공기 운항 일시중단 조치를 취했다가 44분 만에 해제했다.

북한 무인기로 인한 비행중단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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