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갈림길 놓인 박희영…서영교, 분향소서 '파이팅' 논란
이태원 참사 관련해 오늘(26일)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영장 실질심사가 진행됐습니다. 참사 예방과 후속 대처에 미흡했던 혐의인데요. 민주당 서영교 최고위원은 희생자 분향소에서 '파이팅!'을 외쳤다가 구설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서 최고위원은 유가족들을 향한 말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는데요.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들을 정리했습니다.
[기자]
[박희영/용산구청장 (지난달 7일) : {그런데 그 책임이 구체적으로 어떤 책임인가요?} 여러 가지 큰 희생이 난 것에 대한 제 마음의 책임입니다.
[용혜인/기본소득당 의원 (지난달 7일) : 저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마음속으로 '아, 이 모든 것은 나의 책임이지'라고 100번 얘기하면 그게 책임을 지는 겁니까.]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마음의 책임을 지겠다던 분이 있죠. 박희영 용산구청장인데요. 이제 마음의 책임이 아니라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오늘 법원에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는데요.
[박희영/용산구청장 : {오늘 어떤 점 위주로 소명하실 건가요?} … {휴대폰 왜 바꾸신 건가요?} … ]
박 구청장, 이태원 참사 관련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됐죠. 핼러윈 기간 안전사고에 대비한 예방 대책 마련에 소홀했던 점, 참사 당일 대처가 부적절했던 점 등이 주요 혐의인데요.
[박희영/용산구청장 (JTBC '뉴스룸' / 지난달 10일) : 저 구청장이에요. 어떻게 된 거예요? {여기 계시면 안 돼요. 지금 환자들이 나오고 있어요.} 몇 분이에요? 모두 몇 분이에요? {30명가량…}]
앞서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 특별수사본부는 박 구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박 구청장이 수사를 앞두고 휴대전화를 교체했기 때문입니다. 특수본은 박 구청장이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이라고 봤는데요. 사실 자신의 범죄 혐의와 관련한 증거인멸은 형사처벌 대상은 아닙니다. 하지만 구속 사유로는 볼 수 있습니다.
박 구청장과 함께 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된 이는 또 있는데요. 최원준 용산구청 안전재난과장입니다. 최 과장은 참사 당일 낮부터 개인적인 술자리에 참석했다고 하는데요. 그러다 구청 직원의 연락을 받고 밤 11시쯤 택시를 타고 참사 현장 인근인 녹사평역까지 갔다가 귀가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특수본은 최 과장이 현장 근처에 들렀다가 돌아간 것을 책임 회피로 보고 있는 분위기인데요. 정작 최 과장 본인은 만취해서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합니다. 희생자 곁에 정부는 없었다는 유가족들의 절규가 더 크게 다가오는 건 이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효숙/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정주희 씨 어머니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진짜 아이들이 정말 그냥 편안히 다니는 거리에서 이게 큰 사고가 난 거잖아요. 저는 거기다 제가 한마디 쓴다면 '국가가 지켜주지 못해 떠난 맑고 아름다운 영혼들이 천국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소서' 이렇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올리고 싶어요.]
두 사람에 앞서 이임재 전 용산 경찰서장은 구속영장이 발부됐는데요. 이 전 서장의 첫번째 구속영장은 기각됐었죠. 당시 부실 수사라는 비판을 받았던 특수본이 보강 수사를 통해 만회에 성공한 셈인데요.
[이임재/전 용산경찰서장 (지난 23일) : 전 경찰서장으로서 죄송하고, 또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최대한 사실대로 성실하게 임하겠습니다. {영장, 재청구됐는데 이번에 어떤 건 위주로 소명하실 계획이신가요?} 사실대로 성실하게 임하겠습니다.]
이번 영장 발부에는 특수본이 확보한 CCTV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참사 당일 이태원파출소 CCTV 영상에 이 전 서장의 모습이 담긴 건데요. 부하 직원이 상황보고서를 작성하는 모니터 화면을 이 전 서장이 지켜보고 있는 장면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상황보고서에는 이 전 서장이 참사 당일 오후 10시 17분에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한 것으로 기재돼 있었죠. 실제로는 48분 뒤인 오후 11시 5분에야 도착했는데요. 특수본은 이 CCTV 영상이 이 전 서장의 거짓말을 뒷받침할 증거라고 봤습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지난 22일) : 참사가 일어난 용산경찰서 책임자가 현장에 있지 않았음에도 있었다고 허위 보고를 한 겁니다. 제가 더 심각하다고 보는 것은, 이 허위 조작을 한 시점이 12시부터 새벽 1시 사이였다는 것입니다. 정말 충격적인 건데요.]
특수본은 이 전 서장이 상황보고서가 거짓으로 작성된 사실을 알고 있던 것으로 판단했는데요. 이 전 서장이 허위 작성을 지시했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파출소 CCTV에는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이 이 전 서장과 통화하는 모습도 담겼다고 하는데요. 오후 10시 32분쯤 송 전 실장이 손짓을 하며 이 전 서장과 통화했다는 겁니다. 앞서 이 전 서장은 국회에서 11시쯤 참사 상황을 처음 알게 됐다고 답했었죠.
[이임재/전 용산경찰서장 (지난달 16일) : 그날 밤 이태원 참사 과정에서 단 한 건의 보고도 받지를 못했습니다. 이태원 참사 상황을 알게 된 시점은 23시경입니다.]
하지만 해당 영상에 따르면 그보다 30분가량 일찍 사고 상황을 보고 받은 겁니다. 결국 이 두 가지 거짓말이 이 전 서장을 구속으로 이끌었습니다.
[JTBC '뉴스룸' (지난 23일) : 법원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송 모 전 용산 경찰서 112상황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서울서부지법은 '범죄의 중대성, 피의자의 지위, 관련자들과의 관계에 비춰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발부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참사와 직접적 관련은 없지만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도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에서 주체할 수 없는 텐션을 보여준 정치인인데요.
[서영교/더불어민주당 최고의원 (화면출처 : 유튜브 '미디어F') : 파이팅!]
민주당 서영교 최고위원입니다. 지난 23일 분향소 앞에서 '파이팅!'을 외친 사실이 알려졌는데요. 사실 평소에도 파이팅이 넘치는 걸로 유명했었죠.
[서영교 (화면출처 : KBC 광주방송 '뉴스와이드') : 광주 파이팅, 전남 파이팅입니다!]
[서영교 (화면출처 : 유튜브 '건강지인TV') : 강원도 파이팅]
[서영교 (화면출처 : 유튜브 '안진걸TV') : 소상공인 여러분 파이팅! 우리 소상공인 여러분 파이팅]
하지만, 'TPO'라는 말이 있습니다. 때와 장소 그리고 상황에 맞는 언행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주로 쓰이는데요. 애도와 위로를 목적으로 찾은 장례식장에서 '파이팅!'을 외치는 조문객은 아무래도 찾아보기 어렵겠죠. 이를 지켜본 시민이 서 최고위원에게 항의했는데요.
[시민 (화면출처 : 유튜브 '미디어F') : 영교야 국회의원답다. 국회의원다워. 보좌관하고 똑바로 좀 해~]
이런 시민의 항의에 돌아온 서 최고위원의 답은 뭐였을까요?
[서영교 (화면출처 : 유튜브 '미디어F') : 이상한 사람이구나]
[시민 (화면출처 : 유튜브 '미디어F') : {이상한 사람? 너는 정상이니?} 아니 분향소 앞에 와 가지고 '파이팅' 외치는 사람은 안 이상하고? 참 나 {아니 저런 거를 위해서 내가 세금을 내고 있잖아}]
서 최고위원, 항의하는 시민에게 '이상한 사람'이라고 되받아쳤죠. 여권은 이상한 건 오히려 서 최고위원이라고 보는 눈치인데요. 슬픔에 빠진 유족들을 생각하면 분향소 앞에서 '파이팅'을 외친 건 부적절했다는 겁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은 "서영교가 또 서영교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분향소를 정치적 시위 현장으로 생각하는 거냐"고 따져묻기도 했는데요.
논란이 커지자 서 최고위원은 해명에 나섰습니다. 분향소 인근에 유가족과 자신을 포함한 자원봉사자들을 비난하는 사람이 있어서 제지하려는 의도였다고 설명했는데요.
[서영교/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그런데 거기에 또 한 여성분이 와서요, 막 비난을 하고 있는, 목소리 크게 비난을 하고 있었습니다. 분향을 하러 간 우리들을 향해서 또한 비난을 한 것이죠. 그래서 그 사람을 향해서 '그렇게 하지 마시라'고 하고 '우리가 힘내자'라고 한 것입니다.]
한마디로 비난하는 시민에 맞서 자원봉사를 하는 분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파이팅'을 외쳤다는 건데요. 유가족을 향한 말은 아니었다고 강변했습니다.
[서영교/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유가족을 위해서 파이팅' 그런 얘기는 있을 수 없는 일이고요.]
자, 오늘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인물 3명에게 초점을 맞춰봤는데요. 부디 더 이상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줌 인' 한 마디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구속 기로 놓인 박희영…서영교는 분향소 앞 '파이팅!' 구설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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