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기대·숙제 공존 여순사건부터 역대급 선거 레이스
2022년 전남동부권 결산 '전남도 편'
▶ 글 싣는 순서 |
①전남, 기대·숙제 공존 여순사건부터 역대급 선거 레이스 (계속) |
여순사건, 정부 주도 첫 추념식 불구 피해 신고 저조 '숙제'
지난 10월 19일 광양에서 사상 처음으로 정부 주도 추념식이 열리면서 희생자, 유족의 명예회복과 진상규명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지만 여순사건 특별법 시행과 함께 올해 1월 21일부터 현재까지 접수된 신고건수는 4500여 건에 불과하다.
전라남도가 여순사건 발발 다음해인 1949년 실시한 조사에서 1만 1131명이 희생됐다고 집계된 것을 감안하면 매우 저조한 수치다.
특히 당시 조사가 여순사건의 여파로 1955년까지 이어진 지리산권 초토화 작전의 피해를 제외하고 전남지역에만 국한한 점을 감안하면 실제 여순사건 희생자는 1만 1천 명대를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1월 20일 피해자 접수 기한이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여순사건 특별법 시행령 개정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이유다.
유족과 시민사회에서는 74년 만에 첫 조사인 만큼 유족 대부분이 고령이라는 점을 고려해 신고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피해 신고기간 연장과 함께 진상규명 기구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희생자 발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라남도가 운영하는 여순사건 실무위원회는 현재까지 중앙위원회에 367건에 대한 심의·결정을 요청했다.
이 가운데 희생자로 인정받은 이들은 45명이며 올해 말까지 110여 명에 대한 결정이 추가로 이뤄질 전망이다.
대선, 보수정당 역대 최대 득표율…지방선거는 무소속 돌풍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으로 여겨지 전남은 먼저 치러진 대선에서 서진정책을 앞세운 보수정당에게 역대 최대 득표율을 안겨주면서도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 거두지 않았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은 당시 전남에서 11.44%(14만 5549표)의 득표율을 보였다.
국민의힘이 애초 목표로 했던 '호남 30% 득표'에는 크게 밑돌지만 역대 보수정당 후보 중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당내 기대감에는 못 미치지만 2위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25만여 표 초접전을 벌인 것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수치다.
광양 금호동 등 일부 투표소에서는 30% 가까운 득표율을 보이기도 했다.
이같은 결과는 서진정책에 나선 국민의힘에게는 호남을 향한 지속적인 관심을, 민주당에게는 민심이반의 경고를 촉구하는 혁신과 변화의 바람으로 읽힌다.
대선 3개월 뒤 치러진 6월 지방선거에서는 무소속 돌풍이 일면서 민주당의 위기론에 힘을 실었다.
전남의 투표율은 58.5퍼센트로 여전히 전국 최고를 기록했지만 22개 시·군 지자체장 가운데 7곳에서 무소속 후보가 승리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과 동시에 공천 파동으로 시끄러웠던 민주당의 경선 잡음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나 전남 동부권의 경우 3개 시 지역 중 순천과 광양 2곳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돼 파장이 일었다.
이와 함께 기초지자체장을 포함해 전남에서만 50명이 무혈입성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의 무투표 당선자가 나오면서 일당 독점 체제인 지역 정치권에도 경종이 울렸다.
누리호, 고흥서 발사 성공…지역경제 훈풍 불어 넣은 지역화폐 '인기'
6월에는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돼 우주항공 산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전라남도는 고흥을 우주발사체 산업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해 산업단지 개발 계획을 국토교통부에 요청했고 최종 반영됐다.
산업단지에는 발사체 조립과 부품제조 등 관련 기업이 들어서며 전라남도는 오는 2025년 이전에 착공할 계획이다.
정부의 지원 예산 삭감과 함께 2022년 역대급 규모로 발행된 지역화폐의 존속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라남도는 올해 시·군과 함께 1조 원 규모의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10% 가량의 할인혜택을 제공해 소비를 촉진했다.
정부가 내년에는 관련 지원 예산을 삭감하기로 했지만 지역화폐가 올 한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된 지역경제에 훈풍을 불어 넣었던 만큼 전남 대부분 시·군들이 발행 규모를 유지할 방침이다.
전남도, 역대급 예산 성과 불구 가뭄 위기에 '한숨'
전라남도는 본예산 기준 10조 원 돌파, 국고예산 8조 원 확보 등 예산 확보에서 '최초'라는 기록을 쓰며 지역 현안사업 추진에 힘을 쏟았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도약하는 전남 행복 시대'를 열겠다는 민선8기 도정 핵심 시책을 실현할 분야별 전략도 방향성을 갖춰 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는 지난 10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통해 민선 8기 추진할 8대 역점사업으로 '남부권 영호남 경제공동체 조성', '일자리 3만 5천 개 창출', '글로벌 에너지 대전환 선도', '국내관광 1억 명·해외관광 300만 명 달성', '농축수산업의 미래 생명 산업화', '사회간접자본(SOC) 르네상스 완성', '전남행복 시책 추진', '전남·광주 초광역 경제동맹 구축' 등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글로벌 에너지 대전환'을 선도할 '세계 최대 규모 8.2기가와트(GW)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은 새 정부 들어 원전 등과 결부돼 먹구름이 예상됐지만 주민 수용성 확보 차원에서 어업인과 상생하는 방안 등을 모색하고 인허가 기간 단축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주도하면서 돌파구를 마련해 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광주와 공동으로 추진 중인 '반도체 특화산업단지 유치' 역시 경제공동체 기반을 마련한 주요 성과로 꼽힌다.
무엇보다 경제·일자리 분야에서 풍성한 성과를 거뒀다.
1조 6084억 원 규모의 고흥 우주발사체 클러스터·특화산단 지정계획 반영을 비롯해 개조전기차 규제자유특구 지정(159억 원), 탄성소재 재도약 사업 예타 대상사업 선정(2304억 원), 20억 달러 규모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유치(미국·200㎿ 규모), 서남권 산단 대개조 25개 사업 선정(3619억 원), 대불산단 전선 지중화 국가사업(226억 원) 유치 성과 등이 눈에 띈다.
다만,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가뭄 위기는 지역사회의 한숨을 키우고 있다.
전남 일부 지역에서는 제한급수가 이미 시행 중이며 폭설에도 불구하고 주요댐의 저수율은 제자리에 머무른 상태다.
최근 순천에만 17.1㎝의 눈이 쌓였지만 주암댐 저수율은 29.3퍼센트에 머물렀다.
이는 눈이 오기 직전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통상 적설량 10㎝당, 강수량 1㎜에 해당한다.
광주와 전남의 주요 상수원은 화순 동복댐의 저수율 역시 26.8퍼센트로 눈이 오기 직전과 비슷한 상황이다.
가뭄 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인 가운데 전라남도는 생활 불편을 겪는 도서 지역에 대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먼저 완도, 신안 도서 지역을 중심으로 대형 관정과 해수담수화 시설 설치 등을 위해 예비비 41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일부 제한급수 지역에 대해서는 내년 1월부터 급수 차량을 추가 운영해 물 공급량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가뭄 피해가 심각한 지역에는 광역상수도 공급 사업까지 추진하며 전방위적인 '물 절약 캠페인'도 병행해 시민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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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CBS 유대용 기자 ydy2132@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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