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운임제·추가연장근로제 '급제동'… 28일 처리 안갯속

김나경 2022. 12. 26.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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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쟁점법안 극한 대치
28일 본회의 처리 합의했지만
국힘 "안전운임제 연장 재검토"
최장 주60시간 근로제는 野 반대
윤건영 위원장 직무대행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의를 주재하는 가운데 여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오른쪽 세번째)이 발언권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여야가 오는 28일 본회의를 열어 처리키로 한 '일몰법안'들의 처리 여부가 여전히 안갯속이다.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강행처리한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에 대한 원점 재검토를 공식화하면서 추가연장근로제, 건강보험 국고지원 법안도 논의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쌀 생산조정제·자동시장격리제를 담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본회의 부의 강행을 시사, 예산안에 이어 쟁점법안을 두고 '극한 대치 시즌2'를 이어가고 있어 본회의가 밀릴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주호영·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예산안 합의 당시 △국민건강보험법 및 국민건강증진법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근로기준법 △한국전력공사법 △가스공사법 등 올해 말로 일몰되는 법률 처리를 위해 28일 본회의를 열기로 했지만 합의문 잉크도 마르기 전 법안 처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존의 안전운임제라는 틀을 가지고 연장하자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번에 완전한 혁신적 개혁을 통해 대한민국 물류 운송 체계를 바꾸도록 하겠다"며 "새롭게 법안을 만들어 1월이든, 2월이든 통과시키는 걸 목표로 둬야지 연장하는 데 중점을 둬서는 안 된다"라고 못박았다.

여당은 △안전운임제 제도 명칭을 표준운임제 또는 최저운송운임제라고 바꾸고 △번호판만 가지고 차주들에게 월 지입료를 받는 회사들의 부당이득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운행 기록계 점검, 운행기록 장치와 같은 제도를 통해 초장시간 운행, 과적문제 등을 해소해야 한다며 '안전운임제 원전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여야간 대립은 다른 일몰제 법안 논의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여당이 일몰 연장에 사활을 걸고 있는 추가연장근로제는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논의가 꽉 막혔다.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주 52시간에 8시간을 더해 최장 주 60시간까지 근로를 가능케 하는 추가연장근로제는 이날 환노위 고용노동법안소위 안건으로 상정됐지만 여야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았고, 여당 위원들이 퇴장하면서 정회했다.

임이자 여당 환노위 간사는 정회 후 기자들과 만나 "2년이라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야당은) 계류하고, 노조법 2, 3조(노란봉투법)만 하겠다고 한다"라며 "해야될 법은 근기법 일몰 연장인데 왜 이렇게 민주당이 몽니를 부리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건강보험에 국고를 지원하는 내용의 건강보험법 등 복건복지위 소관 법안들 또한 이날까지 소위 일정도 잡지 못한 채 표류 중이다. 여야 합의로 상임위를 통과한 한전법, 가스공사법 개정안을 제외하고는 원내대표 합의문 발표 이후 법안 심사에 진척이 없는 셈이다.

또 민주당은 정부·여당이 강력 반대하는 양곡관리법을 본회의에 직회부하는 카드까지 꺼내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어 일몰법안 처리가 더 꼬여가고 있다.

양곡관리법은 앞서 야당이 의석수를 앞세워 안건조정위원회를 사실상 무력화시키고, 농해수위에서 통과시킨 후 법사위에 계류돼 있었다. 야당은 법사위 회부 후 60일 이내 심사를 마치지 않으면 소관 위원회 위원장이 의장에게 본회의 부의(일명 직회부)를 요구할 수 있다는 국회법을 이용, 28일 본회의에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직회부하는 카드를 검토 중이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안전운임제 개정안은 상임위 의결을 거쳐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있다. 국민의힘은 화물 안전운임제 개정안 처리에 협조해야 한다"며 "파업 노동자에 대한 '괘씸죄'로 안전운임제를 악용하는 수준 낮은 '협박 정치'"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이 추진하는 안전운임제 연장을 받는 대신 민주당이 추가연장근로제(30인 미만 기업 주60시간) 연장을 내어주는 식의 '주고받기식 협상' 가능성에 대해선 "그동안 정치가 딜(거래)도 하긴했지만 무게가 다르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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