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8일’ 전당대회 확정 국민의힘, 빨라지는 당권주자들 발걸음
국민의힘이 26일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내년 3월8일에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전당대회 일정이 확정되면서 당권주자들이 공식 출마 회견에 나서는 등 발걸음이 빨라졌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내년 3월8일 전당대회를 개최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이날 유흥수 당 상임고문을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유 위원장은 전두환 정권 시절 치안본부장(경찰청장), 충남도지사, 청와대 정무2수석, 4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주일 한국대사를 지냈다.
정 위원장은 비대위 임기 만료 시점인 내년 3월12일 전에 전당대회 일정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이번주 중 10명 안팎의 선관위원 구성을 마칠 계획이다.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등록은 내년 2월초 시작한다. 대표 경선의 경우 내년 2월초 예비경선(컷오프)을 통해 5명의 본선 진출자를 가려낼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전 대표가 뽑힌 지난해 6월 전당대회에서는 대표 후보 8명 중 5명이 예비경선을 통과했다. 예비경선 룰(규칙)은 당원 대상 여론조사 100%로 확정됐다. 유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통상적인 관례에 비춰보면 (대표 경선 본선 진출자는) 5명 규모일 것”이라며 “이번에 당헌개정이 된 만큼 당원 (100%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2월 중순부터는 권역별 합동연설회, TV토론회 등 본경선 일정이 진행된다.
전당대회 일정이 확정되며 당권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이른바 ‘김장연대’를 적극적으로 띄웠다. 김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제가 알기로는 부산에 있는 시의원들 거의 전원이 (장제원 의원과) 뜻을 같이 한다”며 ‘장심’(장 의원의 의중)이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에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인 장 의원이 주도하는 부산혁신포럼 출범식에 참석해 부산·경남(PK) 당심 잡기에 나섰다. 그는 축사에서 “윤 대통령께서 가장 신뢰하고 항상 곁에서 어드바이스(조언)를 하면서 방향과 철학을 제시하는 분”이라며 장 의원을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철에 잘 맞춰서 맛있는 김장도 담그고 영양가 풍부한 식단을 만들어서 부산과 대한민국을 발전시키는 데 저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김 의원을 향해 “덕장과 용장을 함께 갖춘 지도자”라고 화답했다.
당권주자들의 공식 출마 선언도 이어진다.김 의원은 27일 오전 출마 기자회견을 한다. ‘윤핵관 브러더’ 형인 권성동 의원도 출마 회견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출마 선언을 했다. 그는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를 향해 “저들은 당을 망가뜨리는 암덩어리”라며 “이제 깨끗이 도려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의원은 세종과 대전의 당원협의회 행사에 참석하며 당심 잡기에 나섰다. 그는 눈 주변을 다친 사진을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하며 “당원 한분이라도 더 열심히 만나뵈러 다니는 중 상처가 났다. 그러니 영광의 상처”라며 “당대표가 되면 머리가 깨지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총선승리의 약속을 꼭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당권 도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유력 당권주자들은 나 부위원장의 출마 여부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나 부위원장은 전날 SNS에 “요즘 제일 많이 듣는 말은 ‘당대표 되세요’”라며 “국민의힘 당대표는 어떤 리더십이 필요할까요”라는 글을 남겼다. 김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께서 본인(나 부위원장)에게 중책을 두 개나 맡겨줬다”며 “임명하신 분의 뜻이 ‘그 일이 중요하다. 잘 수행해달라’ 이런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일반적으로 인식하지 않겠냐”고 했다. 또 “그런 점들도 본인이 잘 고려할 것이다. 그래서 책임 있는 정치인의 역할을 앞으로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나 부위원장이 당권에 도전해선 안 된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윤상현 의원도 이날 SNS에서 ‘김장연대’, ‘나안(나경원·안철수)연대’ 등을 거론하며 “이런 저런 연대론이 나오는데 그건 자신 없다는 소리로 들린다”며 나 부위원장과 다른 당권주자들의 연대에 대해 경계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윤심’(윤 대통령 의중) 차단에 나섰다. 유 전 의원은 이날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세상의 중심에 윤 대통령이 있는 것처럼 윤심, 비윤·친윤 하는데 친이·친박하다가, 친박·비박하다가 당이, 보수정치가 망했다”며 “윤 대통령도 소인배 정치가 아닌 대인배 정치를 해달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는 이번주 내로 사고 당협 조직위원장 선정을 마무리한다. 조강특위는 지난 22일 68개 사고 당협 대상 295명 조직위원장 후보자 면접을 마쳤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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