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연말 총량관리 위해 꼼수 대출 중단

김은정 기자 2022. 12. 2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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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대출 비교 플랫폼 '토스' 화면 캡쳐

연말을 앞두고 일부 저축은행과 캐피털 등 제2 금융권 회사들이 ‘시스템 점검’을 이유로 온라인 대출 서비스를 중단하고 있다. 실제로는 신규 대출을 축소하려는 목적인데 시스템 점검이라는 ‘꼼수’를 쓴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생활비 등 급전이 필요한 중·저신용자들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26일 대출 비교 플랫폼 ‘토스’에 따르면 제휴 금융사 52곳 중 22곳이 내부 시스템 점검을 이유로 연말까지 대출 금리·한도 조회 결과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신용대출, 웰컴저축은행은 ‘웰컴중금리대출’을, 신한저축은행은 햇살론 상품 신청을 중단했다.

인지도가 낮은 2금융권 금융사 대출은 주로 토스 같은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플랫폼에서 대출을 취급하지 않으면 공급량이 확 줄어든다. 이 업체들의 경우 자사 홈페이지나 모바일앱을 통해서는 대출 신청을 받지만 심사를 까다롭게 하는 방식으로 대출을 크게 줄이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 당국에서 부여한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최대 14.8%)을 거의 다 채운 영향”이라며 “건전성 관리도 필요한 시점이라 업계 전반적으로 대출 영업을 보수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상승 탓에 2금융권 조달 금리가 급등한 것도 대출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연 3.77%였던 햇살론 조달 금리는 이달에 연 5.22%까지 올랐다. 햇살론 금리 상단은 연 10.5%로 막혀있는데 조달 금리가 치솟다 보니 금융사들이 역마진을 우려해 저마다 공급을 줄이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2금융권을 이용하는 취약 차주들이 더욱 제도권에서 밀려나고 있다”며 “정책금융 상품을 늘려 이들을 두껍게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금융위원회는 내년에 100만원 한도로 생활비를 빌려주는 ‘긴급 생계비 대출’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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