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칼럼]저궤도 위성통신, 세상 모든 사람과 사물을 연결하는 초연결 시대의 핵심 인프라

정예린 2022. 12. 2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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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우진 정보통신기획평가원 PM(한국전자파학회 대외협력상임이사)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영국 물리학자 마이클 패러데이는 전파의 존재를 실험적으로 확인했고, 오스트리아 출신 미국 발명가 니콜라 테슬라는 무선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무선통신이 가능함을 보였다. 이탈리아 발명가이자 기업가 굴리엘모 마르코니는 무선통신을 최초로 상용화했다. 마르코니의 무선 통신 기술은 유선 통신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었고, 이 공로로 마르코니는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그 이후 무선통신 활용이 폭증하는 계기는 1980년대 무렵 이동통신 서비스가 도입되면서부터다. 전파의 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셀룰러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지상 이통 인프라를 구축해 무선 통신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이통 인프라는 유선통신을 보완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핵심 인프라가 됐고, 우리는 이통 인프라와 융합된 서비스를 제공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이통망은 4세대 표준 기준 전 세계 영토의 37% 정도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득 수준이 높은 나라에서도 인구 밀집도가 높은 지역에만 이통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다. 기술 발전도 기업체의 수익성을 높이고 사람 중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송 속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 이로 말미암아 전 세계 약 40억명이 아직도 이통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통신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에게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해법을 제시했다. 그 가운데에서도 저궤도 군집 위성통신 인프라가 핵심 인프라로 떠오르고 있다.

저궤도 위성통신 산업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고, 우리나라가 여기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세 가지로 정리가 된다.

첫째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은 세계 강국들의 기술 패권 중심에 있다. 현재 저궤도 통신위성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이다. 스페이스엑스는 현재 3000여기의 저궤도 통신위성을 발사했고, 세계 약 7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 위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여 주었다. 아마존은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혁신적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한 영국은 인도 이통 기업체와 공동으로 원웹을 인수하면서 저궤도 위성통신 인프라를 차세대 네트워크의 핵심으로 키우고 있다. 중국은 1만3000여기의 저궤도 통신위성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시험 위성을 계속 발사하고 있다. EU도 최근에 저궤도 통신위성망 구축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승인했다. 세계 강국들은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의 자체 확보를 서두른다는 것이다. 통신망의 종속은 국가 안보에도 큰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둘째 저궤도 통신위성망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 모델을 내세우는 신생 기업이 많이 생기고 있다. 스마트폰과 위성을 직접 연결하는 사업 모델을 제시한 Lynk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거대 기업이 할 수 없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서비스 모델과 핵심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저궤도 통신위성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스마트폰에 저궤도 통신위성과 연결되는 모뎀이 탑재됐다. 재난이나 위급한 상황에서 간단한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수준이지만 현재 수준에서 머무르지 않고 이미지 데이터에서부터 동영상까지 주고받을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될 수 있는 꿈을 꾸게 하고 있다. 시장 분석가는 스마트폰에 탑재된 위성 모뎀으로 미국에서 매년 약 20억달러의 시장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미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위성통신 기술개발에 45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저궤도 위성통신망의 현재 수준은 이통의 백업 인프라로, 세계의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고 비행기와 선박 등 이통 인프라가 설치되기 어려운 공간에 있는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마르코니가 제공한 무선통신도 당시에는 해저에 설치된 유선통신의 백업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재는 모든 서비스의 핵심 인프라로 사용되고 있음을 우리는 기억한다.

미래는 사람뿐만 아니라 사물에 연결되는 초연결 시대다. 사물은 통신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에서도 사용될 것이다. 이를 연결하는 수단은 위성통신 인프라가 비용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일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는 저궤도 위성통신망도 초연결 시대의 핵심 인프라가 되는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이다.

국내의 위성통신 서비스 시장 규모는 매우 적다. 그러나 초연결 시대에는 세계가 서비스 대상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만들 무인 자율주행 자주포를 어느 나라의 통신망에 연결해야 하는가? 저궤도 위성통신 분야에 대한 투자 판단을 국내 서비스 시장 규모만 보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변우진 정보통신기획평가원 PM(한국전자파학회 대외협력상임이사) wibyun@iit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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