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비바람인데…사상 첫 '80조 시대' 연 국내 ETF 시장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어느덧 80조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올 한 해 통화와 금리, 채권 등 다양한 상품유형의 ETF에 자금 유입이 지속되면서다. 지난달 말 기준 글로벌 ETF 시장의 순자산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7.7% 쪼그라든 반면, 국내 ETF 시장은 오히려 6.9% 성장했다.
26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2022년 ETF·ETN시장 결산'에 따르면 이달 23일 현재 국내 ETF 시장의 순자산총액은 79조509억원으로 전년 말(74조원) 대비 6.9% 늘었다.
이달 한때 ETF 순자산 82.7조 '사상 최고치'
국내 ETF 시장은 최근 들어 이른바 '80조원 시대'를 열었다. 현재 2~3조원 안팎의 변동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시장 순자산총액은 지난달 24일 처음으로 80조원을 돌파했고, 이달 1일에는 82조7000억원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순자산총액 1위 종목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5조2000억원)으로 ETF 시장 전체의 6.5% 비중을 차지했다. 고금리의 영향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3조3000억원)이 자산규모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거래소는 "국내외 시장대표 ETF의 자금유입이 확대된 반면, 국내외 업종섹터의 자금유입은 전년보다 각각 4조원 넘게 감소했다"며 "금리와 통화 등 변동성이 확대되는 자산에 저비용으로 투자할 수 있는 ETF에 신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상장 종목 수는 총 666개로 전년 말보다 133종목 늘어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올해 신규 상장 종목은 139종목이었지만 6종목이 상장폐지됐다.
한국거래소는 올 초 ETF상장팀을 신설해 신규상장 심사인력을 확충해 신속한 심사가 가능해진 게 신규 종목수를 늘리는 데 기여했다고 봤다.
아울러 존속기한이 있는 채권형(10종)과 신혼합형(7종) ETF 등이 처음 상장되면서 기관·연금 투자자들의 수요를 충족시켰단 분석이다. 월분배와 자산배분형(TDF) 등 장기 투자수요에 맞는 상품을 출시한 것도 주효했다는 평이다.
다만 거래대금은 줄었다. 올해 주식시장 전반의 거래부진 영향으로 ETF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조8000억원을 기록, 전년(2조9000억원) 대비 4.7% 감소했다.
수익률을 살펴보면 국내외 주식시장이 연초보다 하락함에 따라 올해 ETF 평균수익률은 마이너스(-)17.02%로 집계됐다. 오른 종목(79개)보다 내린 종목(448개)이 월등히 많았다. 이 가운데 국내주식형 ETF 평균 수익률은 -20.69%로, 코스피지수 손실률(-22.3%)보다는 선방했다.
올해 누적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S&P에너지(합성)'이ㅡ로, 62.6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준금리 상승과 지수하락 등의 영향으로 누적수익률 상위 10종목 대부분은 채권과 국내외 대표지수의 인버스·레버리지 상품이 차지했다.
ETN 시장도 10조 육박…거래대금 증가율 코스피·ETF 웃돌아
성장한 것은 ETF 시장뿐만이 아니다. 상장지수증권(ETN) 시장도 훌쩍 컸다. 올해 한때 ETN 시장은 지표가치총액 11조원을 웃돌았으며, 상장 종목 수는 총 367개로 2년 연속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달 23일 기준 국내 ETN 시장의 지표가치총액은 9조8000억원 수준이다. 지난 6월 기록한 11조6000억원에 비해선 줄었지만 작년(8조8000억원)과 2020년(7조6000억원)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1조원가량 성장한 셈이다.
올 한 해 일평균 거래대금은 1513억원으로, 전년 대비 3.4배 늘며 역대 최대치를 썼다. 시장대표지수 상품 거래 증가 등으로 전년 대비 ETN 거래대금 증가율은 ETF와 코스피를 모두 웃돌며 성장세를 키워가는 모습이다.
ETN 시장 손실률은 7.2%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이는 글로벌 경기둔화와 금리 인상에 따른 자산시장의 부진 등에 따른 것이라고 한국거래소는 설명했다. 특히 국내 주식형 ETN의 수익률은 -7.9%로, ETN 평균보다 저조했지만 코스피에 비해선 14.4%포인트의 초과수익률을 기록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ETN 시장은 시장 개설 8년 만에 지표가치총액이 21배 넘게 성장했다"며 "지속적 상품 라인업 확대, 적극적 시장수요 대응 등 성장지향적 시장 정책을 운영한 결과로 판단한다"고 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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