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시신 옷장 은닉 후 차량 공터에 버려…접촉사고 흔적 발견

범행 직후 택시 1㎞가량 떨어진 인근에 버려 은폐 시도
집안에서 범행에 사용된 둔기 발견, 경찰 구속영장 신청 방침

(고양=뉴스1) 양희문 이상휼 기자 = 택시기사를 살해하고 시신을 옷장에 은닉한 30대 남성이 택시를 공터에 버리고 범행 은폐를 시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경기 일산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살인 및 사체은닉 혐의로 입건된 A씨는 지난 20일 오후 11시께 고양시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차를 몰다가 택시와 접촉사고를 냈다.

A씨는 택시기사인 60대 남성 B씨에게 “경찰에 신고하지 않으면 합의금과 수리비를 충분히 주겠다. 일단 지금 돈이 없으니 집으로 가자”며 꾀었다.

A씨는 B씨를 집안으로 불러들였고 합의금 등을 이유로 말다툼을 하다가 홧김에 둔기로 수차례 때려 살해한 후 옷장에 보관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씨는 범행 직후 택시를 1㎞가량 떨어진 인근 공터에 버린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25일 새벽 “아버지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 문자로만 답한다”는 가족의 실종신고를 접수하고 폐쇄회로(CC)TV를 분석, 인근 공터에 택시가 버려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발견 당시 택시 외관에는 접촉사고 흔적이 있었다. 또 법인이 아닌 개인택시였던 탓에 가족 외엔 신고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같은 날 오전 11시20분께 파주시 A씨 집에서 그의 동거녀 C씨가 “남자친구 집 옷장 속에 시체가 있다”고 112에 신고했고, 확인 결과 B씨의 시체였다. 현장에는 범행에 사용된 둔기도 발견됐다.

A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소재 파악에 나선 경찰은 이날 낮 12시께 고양시 일산 백병원에서 손을 다쳐 치료 중인 A씨를 검거했다. 손은 범행 과정에서 다친 게 아니라 별개 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별도 의도가 있어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하는 한편,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yhm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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