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줄고 공장 스톱 … 거꾸로 가는 中위드코로나
테슬라·BYD 車조업 차질
中 리스크에 애플 치명타
일부 대도시 주말 소비 반짝
연초 증가세 이어질지 미지수
중국이 시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내수를 부양하기 위해 이달 초 제로 코로나를 폐지했지만, 지난 3주간은 소비 활성화 효과가 미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감염 파고가 대도시를 빠르게 덮치면서 중국 당국의 내수 부양책도 즉각적인 효과를 내지 못했다. 블룸버그는 베이징·상하이·선전·광저우의 주택 판매량과 철근 재고, 구리 가격, 차량 판매, 생산자물가 등 8개 지표를 바탕으로 12월 중국 경기 지수를 자체 산출한 결과 1~7 중 지난달과 같은 3이 나왔다고 26일 보도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 폐지 이후에도 경기가 개선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에 올랐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7일 고점(3226.032)을 찍었으나 이후엔 상승동력을 상실하고 5.5% 하락했다.
경기를 가늠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인 수출 통계도 반등하지 않았다. 휴대전화 등 전자제품을 구매하는 사람이 줄면서 이달 1~20일 한국산 반도체 수입 역시 27% 가까이 감소했다. 중국 수출은 이달까지 3개월 연속 줄어들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철강 생산량은 지난달 말보다 3.4% 감소했는데도, 소비가 줄어든 탓에 재고가 1530만t에서 1600만t으로 4.5% 늘었다.
중소기업들이 보는 경기 전망도 밝지 않다. 스탠다드차타드(SC)에 따르면 이달 중국 영세기업들의 심리지수는 49.3이었다. 지난달(49.2)보다는 살짝 개선됐으나 여전히 3개월 연속 수축과 확장 경계인 50을 하회했다. 중소기업들이 향후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낙관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처럼 각종 산업지표가 반등 없이 부진한 이유는 코로나19 확산세에 이동 제한이 해제됐는데도 사람들이 집에 머물며 소비를 자제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에너지 분야 데이터를 집계하는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지난 22일 베이징 지하철 이용 횟수는 360만건으로, 2019년 같은 날보다 70% 적었다. 차량 통행량도 작년 1월의 30% 수준에 그쳤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직원들이 늘면서 조업량을 줄이는 공장들이 생겨나는 것도 당국에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테슬라는 지난 2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상하이 기가팩토리 등 제조공장에서 모델Y 생산을 중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전기차 업체 BYD는 전체 직원의 20~30%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현재 격리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 때문에 매일 차량 생산량이 2000~3000대씩 줄어 이달 출고 목표인 190만대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베이징 등 감염 확산이 빨랐던 일부 대도시에서는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외부 활동을 자제하던 시민들의 쇼핑·외식 수요가 반짝 늘었다.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24일 베이징시 차오양구에 위치한 대형 쇼핑센터 허성후이 방문자가 10만명을 넘었다고 전했다. 지난 주말 상하이 와이탄 지역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과 상하이 디즈니랜드 겨울 축제에도 줄이 늘어선 모습이 목격됐다. 남부 광저우에서는 지난 24~25일 관광명소 입장권 판매가 직전 주말보다 132% 증가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하루 수백만 명으로 추정되는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소비 증가 추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주민이 6540만명 규모인 상하이 인근 저장성 정부는 지난 25일 기준 약 100만건의 코로나19 확진이 나왔다며, 앞으로 며칠간 확진자 수가 두 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 최대 애플 생산기지인 중국 허난성 정저우 폭스콘 공장의 혼란과 중국 코로나19 상황이 애플 실적에 치명타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FT는 "베이징 쇼핑가에 있는 애플 매장은 직원들이 모두 코로나19에 걸려 영업시간을 단축했다"며 내년 애플 수익에도 경고등이 켜졌다고 지적했다. 애플 매출의 5분의 1이 중국에서 나오고 있고, 아이폰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조립된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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