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신축 수요 줄어들자 주거용 땅값 8년만에 하락

이석희 기자(khthae@mk.co.kr) 2022. 12. 2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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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전국 0.17% 떨어져

주택시장이 극심한 침체에 접어들면서 주거용으로 쓰이는 땅값 자체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하방경직성이 강한 토지마저도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집값 하락세가 장기화할 신호라고 분석했다.

26일 한국부동산원의 올 11월 지가동향을 전국 이용 상황별로 살펴보면 주거용 대지 가격은 전월 대비 0.17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용 대지 가격 하락은 현재 주택이 지어져 있는 부속토지와 주택이 지어질 예정인 순수토지의 가격을 종합해 하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거용 대지 가격은 지난 10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는데 이는 2013년 8월 이후 8년2개월 만이다.

통상 지가는 시기를 가리지 않고 완만한 상승세를 보인다. 공급이 한정된 반면 부동산 개발 수요는 꾸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용 상황과 무관하게 전체 지가 변동률은 2010년 10월 이후 14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오다가 지난 11월 들어 하락 전환했다. 이는 12년1개월 만이다. 주택 가격이 역대급 하락폭을 보이면서 집값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땅값마저도 하락세로 전환된 것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땅값의 추세는 변화가 매우 드물다. 민감성도 집값보다 훨씬 적고 장기적으로 변한다는 측면에서 땅값이 내렸다는 것은 예사롭지 않다"며 "집값 하락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핵심 입지의 아파트 단지들에서는 수억 원대 하락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송파, 마포 등 이른바 상급지로 분류되는 지역들에서도 큰 폭의 하락 거래가 나오고 있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아파트 시가총액 전국 1위 단지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의 경우 전용면적 59㎡(2층)가 지난 1일 12억6500만원에 중개 거래됐다. 이는 동일 면적 기준 직전 거래가(지난해 9월)이자 최고가인 20억9000만원 대비 8억원 이상 하락한 금액이다.

마포구 대장주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마래푸) 전용면적 59㎡ 역시 지난달 11억3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8월 이뤄진 직전 거래가 대비 3억2000만원, 지난해 최고가 대비 5억7000만원 떨어진 가격이다.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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