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쏟아지는 강남, 전셋값 하락 부추긴다
개포 디에이치·반포 래미안 등
2025년까지 5만여가구 입주
내년 전국 413곳, 30만 가구
잔금 못내면 건설사도 위험
제2 금융권 연쇄부실 우려도
'공급물량 앞에 장사 없다.' 내년 입주 물량이 늘어나 전세가 하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입주를 앞둔 대기자들이 '잔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건설사의 자금 경색도 우려된다. 무엇보다 서울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역대 최대 입주 물량이 예고돼 있어 전세가 하락폭이 더 커질 전망이다.
26일 직방에 따르면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총 30만2075가구(413개 단지)로, 올해(25만6595가구)보다 18%가량 증가한다. 지역별로 수도권은 내년 15만5470가구(183개 단지)로 올해 대비 9%가량 증가한다. 서울은 강남구, 은평구, 서초구 등 순으로 입주 물량이 많다. 대부분 재건축·재개발이 완료된 단지다. 경기는 양주·화성·평택 등 택지지구 입주 물량이 공급되고, 인천은 검단·송도 등에서 4만1917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지방은 올해보다 29% 많은 14만6605가구가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도 입주 물량이 많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입주가 이어진다. 대구 3만4638가구, 충남 2만1405가구, 부산 2만155가구 등이다.
서울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강남권에서만 5만여 가구 입주가 예정돼 있다. 개포에서는 자이프레지던스 3375가구와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6072가구, 반포에서는 래미안원베일리 2990가구와 신반포메이플자이 3307가구, 강동에서는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1만2032가구 등 입주가 예정돼 있다.
외국계 자산운용사 채권운용본부에서 크레디트 분석 업무를 하고 있는 배문성 씨는 "강남3구, 용산구 입주 물량이 가장 적었던 2011년과 2017년은 각각 3000가구 이하였다. 2023년부터 강남3구에서 역대급 물량이 공급되는 것이다. 공급절벽이 아니라 공급폭탄을 걱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강남권은 고가 전세가 많아 이 지역에서 신축 대단지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 다른 지역 전세가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019년 송파 헬리오시티(9510가구) 입주로 서울 전세가가 급락하고 다른 지역도 전세를 구하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
역전세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내년 입주폭탄 때 집주인들이 경쟁해야 하는 전세가는 2021년 사상 최고가에 체결된 전세 물량이다. 이때는 역사적 저금리, 임대차2법으로 인한 전세 매물 급감, 반포주공 멸실 이주(3600가구) 등이 겹치면서 전세가가 높았다. 이렇게 최고가 전세가로 체결된 계약들이 2년 차를 맞을 때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신축 대단지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역전세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다.
문제는 입주율이다. 입주할 때 당첨자들이 잔금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하는데 기존 집이 안 팔리거나 세입자를 못 구해 잔금을 못 낼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잔금을 확보 못한 건설사들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실제로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1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66.2%로 10월(72.5%)보다 6.3%포인트 하락했다. 주산연은 "고금리와 주택가격 하락 추세가 지속될 경우 미분양과 계약 해지, 준공 후 미입주에 따른 건설업체와 제2금융권의 연쇄 부도가 우려된다"고 했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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