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회피'…120억 자사주 불법거래한 유화증권 대표 기소

檢, 윤경립 유화증권 대표 불구속 기소
상속세 피하려 임직원에게 주식 사게 해
거래 수량, 단가 등 협의한 통정매매 수법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상속세를 피하기 위해 부친이 소유한 주식을 회사 임직원들에게 사게 한 윤경립 유화증권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사진=뉴스1)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1부(부장 이승형)는 26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윤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윤씨는 부친인 고(故) 윤장섭 유화증권 명예회장이 소유한 유화증권 주식 약 80만주(120억원 상당)를 임직원들과 사전에 협의해 주고받는 통정매매 수법으로 거래한 혐의를 받는다. 통정매매는 주식 매도·매수자가 사전에 거래 시기와 수량, 단가를 협의해 매매하는 거래다.

그는 2015년 11월과 2016년 3월 유화증권이 자사주를 증권시장에서 공개 매수할 것처럼 공시한 뒤 임직원 등이 우선 취득하도록 했다. 검찰은 “창업주 아들인 A씨가 고령의 아버지가 소유한 주식을 상속받는 대신 자사가 직접 취득(자사주 취득)하도록 해서 세금부담을 줄이고 지배권을 강화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A씨가 특수관계인인 부친의 주식을 상속할 경우 2개월간 주가의 30％를 할증해 평가한 금액을 토대로 상속세를 내야 한다. 검찰은 지난 6월 금융위원회의 고발을 접수하고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과 협력해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증권사를 운영하는 피고인은 누구보다 법규를 준수하는 영업활동을 해야 함에도 그 지위를 남용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앞으로도 유관기관과 협력해 금융기관 임직원들의 불법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조민정 (jjung@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