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명이 7200억 먹튀 …'악질 빌라왕' 더 있다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듯
서울강서·구로·부천 피해 커
빌라왕 공범 등 5명 입건
갭 투자로 빌라 1139채를 소유하다 사망한 '빌라왕' 김 모씨 사건으로 전세사기에 대한 경각심이 확산되는 가운데 김씨 같은 악성 임대인 30명이 돌려주지 않은 전세보증금만 약 7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전세사기 차단에 주력하고 있지만 이미 피해자가 급증하고 있어 전형적인 '뒷북 행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세보증금 반환사고 건수를 기준으로 1위부터 30위까지의 악성 임대인(집중관리 대상 다주택 채무자)들이 올 들어 11월 말까지 세입자들에게 돌려주지 않은 전세금 총액은 725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HUG가 대신 돌려준 전세금만 6587억원이며 피해자들이 아직까지 돌려받지 못한 금액은 663억원이다. 이들이 저지른 전세보증사고 건수만 3459건에 달한다. 이는 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된 계약만 집계한 수치로,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세입자의 실제 피해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사망한 김씨는 개인 명의와 자신이 세운 법인 명의로 총 171건, 334억원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했다.
김씨와 그가 차린 법인은 각각 HUG 악성 임대인 리스트 18위와 15위에 올랐다. 둘을 합쳐도 금액에서 전체 8위 수준이다. 김씨보다 더한 악성 임대인이 7명이나 더 있다는 뜻이다.
보증금을 가장 많이 돌려주지 않은 박 모씨의 전세보증사고 총액은 646억원으로 집계됐다. 박씨 혼자 일으킨 사고 건수만 293건이다. 박씨에 이어 정 모씨는 600억원(254건), 이 모씨는 581억원(286건), 또 다른 김 모씨는 533억원(228건) 등이었다.
HUG가 관리 중인 악성 임대인 상위 30명이 전세보증사고를 일으킨 지역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수도권이었다. 전체 3459건 중 수도권이 3285건에 달했고 지방은 174건에 불과했다. 수도권 중에서도 서울 강서구·구로구·양천구, 경기 부천, 인천 부평구·미추홀구 등에서 다수 발생했다.
빌라를 통한 전세사기는 인근에 비교할 매물이 없어 시세가 형성되지 않은 지역이 타깃이 된다. 수법은 빌라를 신축한 뒤 분양가보다 전세가를 높게 받아 분양가를 충당하고 세입자를 구해온 기획부동산, 공인중개사 등에게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시도지사협의회 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전세사기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고 있고 피해 양태도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지방자치단체 중심 권역별 전세피해지원센터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은 빌라와 오피스텔 등 주택 1139채를 보유하다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숨진 '빌라왕' 김 모씨의 배후와 공범 여부에 대한 수사를 벌여 현재까지 관련자 5명을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김유신 기자 / 이석희 기자 /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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