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주가 흔든다는 ‘삼성생명법’…온라인선 부정적 반응 속출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rightside@mk.co.kr) 2022. 12. 2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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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기관 데이터앤리서치 분석
법안 통과 후 삼전 주가 영향 논란
지난달 23일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700만 삼성 주주 지킴이법! 삼성생명법(보험업법 개정안)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삼성전자 주가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는 소위 ‘삼성생명법(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가운데 해당 법안에 관한 온라인 여론은 대체로 부정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삼성생명법 관련 글 늘었으나 49% 부정적
이달 26일 여론조사기관 데이터앤리서치는 삼성생명법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작년 12월 19일부터 이달 18일까지 1년간 국내 뉴스, 커뮤니티, 트위터, 유튜브, 정부·공공 등 12개 채널 23만개 사이트에서 ‘삼성생명법’을 검색해 나온 게시물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수행됐다.

분석 결과 작년 1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삼성생명법과 관련된 월별 포스팅 수는 두 번을 제외하고 전부 세 자릿수를 넘기지 못했으나 지난 11월 2206건으로 폭등했다. 이달 1일부터 18일까지도 1330건이 올라왔는데 이 추세대로라면 11월 포스팅 수를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주 요인은 삼성생명법이 지난 2020년 발의된 이후 논의가 지지부진했으나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되면서 관심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법이 최근 두 달 사이 국민적 관심 사안으로 부상한 것이다.

한편 호감도 조사에서 관련 포스팅의 긍정률이 12.11%에 그쳤으나 부정률은 49.13%에 달해 삼성생명법에 관한 온라인에서의 인식이 대체로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해체법을 칭찬하는 글은 거의 없고 해당 키워드로 글을 올린 누리꾼은 대개 이 법에 대해 크게 성토하고 있다는 뜻이다.

데이터앤리서치 측은 해당 결과에 대해 “코스피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총 비중이 20%를 넘는 상황에서 자칫 삼성전자가 표류하면 대한민국 경제가 큰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워낙 높아 법과 정의를 위해 삼성생명의 지분을 팔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묻히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삼성생명법 통과...삼전 주가에 득일까
온라인 여론은 부정적이지만, 삼성생명법이 통과될 경우 삼성전자 주식에 끼칠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삼성생명법은 지난 2020년 6월 박용진?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으로, ‘보험사는 총자산의 3%가 넘는 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는 보험업법 규정에서 주식 가치 평가 방법을 바꾸자는 게 핵심이다.

보험사는 규정에서 언급된 비율을 계산할 때 분자가 되는 보유자산은 취득원가로, 분모가 되는 총자산은 시가로 평가하게 돼있다. 삼성생명법은 여기서 주식을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자는 것이다. 보험사의 자산이 특정 계열사에 쏠리는 것을 막자는 규정의 실효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다.

올해 3분기 기준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의 8.51%(5억815만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취득원가(주당 1072원)로 계산하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주식 가치는 약 5400억원으로 3분기 기준 삼성생명의 총 자산 279조1299억원의 3%(약 8조3738억원)를 넘지 않는다.

그런데 이달 23일 종가 기준 시가(주당 5만8100원)으로 계산하면 주식 가치가 29조5235억원이 돼 3%를 넘는다. 만약 법안이 통과되면 이중 자산의 3%를 제외한 21조1497억원 상당의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삼성생명법 관련 설명 자료. [자료 출처 = 박용진 의원실]
대량의 삼성전자 주식이 시장에 나오기 때문에 주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큰데 그것이 긍정적일 것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법안을 발의한 박용진 의원은 앞서 “삼성전자가 보유한 136조원 규모 현금성 자산을 활용해 삼성생명이 보유한 자사주를 사들이면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효과를 예상했다.

반면 별다른 영향이 없을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보험업법 개정 이후 삼성그룹 내 일련의 지분구조 개편이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 일반주주 입장에서 득이 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삼성생명의 최대주주(19.34%)다.

최 연구원은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이 처분할 물량에 대한 바이백(자사의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것)에 약 46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는데 이는 지난 10년간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규모의 53% 수준이다.

최 연구원은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이 보유했던 물량에 대한 바이백은 시중 유통물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으로 연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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