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네이버가 품은 美중고거래플랫폼 … 대놓고 '짝퉁' 판다
'미국판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포시마크에서 가품(假品·가짜 물품)이 버젓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시마크는 북미지역 최대 패션 C2C(개인 간 거래) 플랫폼으로, 네이버는 16억달러(약 2조405억원)를 들여 인수한다고 지난 10월 발표했다. 네이버 쇼핑이 가품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포시마크 또한 가품 거래의 진원지로 부각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소비자가 포시마크에 접속하면 가품을 판매한다는 게시글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영어로 '모조품(copy)'이나 '복제품(replica)'을 검색하면 판매글이 쉽게 나온다. 국내 중고 거래 1위 당근마켓의 경우 가품 판매글을 지속적으로 제재하고 있지만, 포시마크는 가품 거래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정판 마니아 소비자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제품 또한 버젓이 가품으로 거래되고 있다. 네이버 크림에서 150만원에 구매할 수 있는 '나이키 조던 1×트래비스 스콧×프래그먼트 레트로 로'는 포시마크에서 150달러(약 19만1300원)에 판매한다는 게시글을 찾을 수 있다. 사실상 10분의 1 가격에 해당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고 하는 셈인데, 전문가들은 가품일 가능성이 100%라고 진단한다. '나이키 덩크 로 레트로 프리미엄 핼러윈' 또한 네이버 크림에서 즉시 구매가가 23만원인데 포시마크에서 65달러(약 8만2800원)면 가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처럼 포시마크가 가품 거래를 방치하는 것은 국내 중고 거래 플랫폼과 다른 정책 때문이다.
포시마크 홈페이지를 보면 구매자를 위해 무료 배송과 정품 검수 서비스를 한꺼번에 제공하는 '포시 어센티케이트(Posh Authenticate)' 정책이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포시마크가 주문 가격 500달러 이상일 때만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가품이 저렴하게 거래되는 점을 감안하면 가품 거래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는 셈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쇼핑은 판매자와 구매자를 중개할 뿐이라며 가품 거래에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면서 "네이버가 거액을 들여 인수하는 포시마크 또한 같은 문제를 지니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포시마크 인수를 결정할 때 면밀히 따져보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네이버 크림을 포함한 중고 거래 플랫폼들이 정품 검수를 위한 투자를 늘려 나가고 있다"면서 "정작 네이버가 2조원 이상을 들여 인수한 포시마크를 통해 가품이 국내 시장으로 흘러올 수 있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위조상품 판매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기술적, 제도적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구매 보호 정책도 시행해 가품 유통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식 기자 /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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