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현대重, HD현대로 새 출발
판교 R&D센터에 입주하며
조선해양·에너지·산업기계
3대부문 미래 청사진 제시
존재감 키우는 '오너 3세'
정기선 사장 승계 가속도
"시대를 이끄는 혁신과 끊임없는 도전으로 인류의 미래를 개척한다."
창립 50주년을 맞은 현대중공업그룹이 'HD현대'로 새 출발을 알리며 이 같은 미션을 내놨다. 경기도 판교 글로벌연구개발센터(GRC) 입주와 사명·기업이미지(CI) 변경을 추진한 데 이어 미래 비전을 밝힌 것이다. 업계에서는 '오너 3세'인 정기선 HD현대 사장 시대가 본격화됐다는 전망도 나온다.
26일 HD현대는 GRC에서 '50주년 비전 선포식'을 열고 조선해양·에너지·산업기계 부문에서 3대 비전을 공개했다. 조선해양 부문에선 '바다의 무한한 잠재력 실현'을 비전으로 내세웠다.
정 사장은 "전동화, 무인화, 친환경 연료 기술을 통해 보다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선박을 만들겠다"며 "해상 인프라스트럭처에서 수집되는 데이터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한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해 해양 모빌리티 기술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에너지 부문에선 '지속가능한 미래 에너지 생태계 구현'을 비전으로 삼았다. 정 사장은 "재생 가능한 자원을 활용해 고효율·친환경 산업용 고부가 복합소재를 개발할 것"이라며 "수소·바이오 등 청정 에너지 사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업기계 부문 비전으로는 '시공간적 한계를 초월하는 산업 솔루션 제공'을 내세웠다.
정 사장은 기업 문화 개선도 약속했다. 이탈리아 조각가 로렌초 퀸의 '투게더(TOGETHER)'를 사례로 들며 "50년 전 정주영 회장께서 울산 미포만 백사장을 앞에 두고 미래를 그렸을 마음대로 또 다른 50년을 여러분과 함께 만들고 싶다"며 "더 스마트한 근무 환경과 기업 문화를 조성하겠다"고 공언했다. 기업 문화 지향점으로는 세상을 이끄는 혁신, 두려움 없는 도전, 서로에 대한 존중, 모두를 위한 안전을 내세웠다.
이날 권오갑 HD현대 회장도 기념사를 통해 임직원 사기를 북돋웠다. 권 회장은 "과거 50년은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영광의 역사였다면, 미래 50년은 기술·환경·디지털이 융합된 혁신과 창조의 역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6년까지 친환경과 디지털 등에 21조원을 투자해 업계 선두를 지키겠다는 계획도 분명히 했다.
이번 비전 선포식을 계기로 정 사장의 경영 승계가 보다 빨라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 사장은 HD현대 연구개발 역량이 모인 GRC 입주에 공을 들인 데다, 사명·CI 변경에도 적극적이었기 때문이다. 경영 전면에 정 사장이 등장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정 사장은 지주회사인 HD현대 지분이 5.26%에 불과하다. 아버지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보유한 지분 26.6%를 넘겨받아야 안정적인 승계가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안팎에선 현대오일뱅크 기업공개(IPO)를 다시 추진하며 승계 구도를 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오일뱅크는 HD현대가 73.8% 지분을 갖고 있는 대주주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선포식을 계기로 정 사장의 젊은 리더십이 본격적으로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며 "세습 경영을 위해 편법 승계를 할 수 있다는 국민적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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