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섬뜩한 좌표찍기 막장정치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를 수사하는 검사 60여 명 중 16명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했다. 폭력적인 좌표찍기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만큼 반지성적 작태다. 뭔가 급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궁지에 몰리긴 몰린 모양이다.
정적 제거·야당 탄압 프레임을 씌우려 이렇게 많은 검사가 달라붙었다는 주장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제 얼굴에 침 뱉기다. 오죽 수사할 게 많으면 이러겠나. 대장동·백현동·위례사업 특혜,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공직선거법 위반, 성남FC 제3자 뇌물,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법인카드 유용 등 파렴치한 범죄 의혹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렇게 많은 범죄 혐의를 받는 피고인이자 피의자인 사람이 대한민국 제1야당 대표라는 게 새삼 더 놀랍다. 검사 실명·얼굴 공개를 국민의 알 권리·기본권으로 포장하는 건 비겁하기까지 하다. 이건 누가 봐도 공격개시명령 하달이다. 개딸 등 강성 지지층에게 문자폭탄을 터트리고 전화로 항의하라고 좌표를 찍어준 것이다. 달리 해석할 여지조차 없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말마따나 "조리돌림하라는 선동"이다. 저열한 정치폭력이자 테러 사주가 아니면 뭔가. 1950년대 정치깡패가 난무하던 자유당 시대로 퇴행한 듯하다. 혹시라도 어떤 불상사가 생긴다면 이 대표와 민주당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무엇보다 검찰 소환에 "해볼 테면 해봐라. 당당하게 임하겠다"고 했던 게 이 대표다. 좌표찍기가 '당당한 대응'인가. 이 같은 마녀사냥식 좌표찍기는 검찰의 물증과 정황 증거를 법리적으로 반박할 자신도, 진실을 마주할 자신도 없다는 자기 고백이다. '나쁜 놈' 잡는 검사의 일을 훼방 놓고 겁박하는 건 공무집행 방해다. 협박죄까지 더해질 수 있다. 그런데도 이 대표는 "윤 정권의 망나니 칼춤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적반하장이다. 정작 이판사판 막장정치 망나니 칼춤은 누가 추고 있나. 반민주·반상식 집단광기로 치닫는 폭주기관차에 누군가는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
[박봉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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