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무인기 영공 침범, 9·19 무력화 행보…혼란 야기 목적도"

이홍갑 기자 2022. 12. 2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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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오늘 오전 10시 25분쯤부터 경기도 일대에서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미상 항적 수 개가 포착됐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북한이 무인기를 띄웠다는 것은 9·19 군사합의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무인기의 주목적이 우리 측에 대한 정찰로 보이며 영공을 침해했다는 점에서 명백한 의도성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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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6월 21일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

북한이 오늘(26일) 무인기로 5년 만에 우리 영공을 침범하는 도발을 강행한 의도와 배경이 주목됩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오늘 오전 10시 25분쯤부터 경기도 일대에서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미상 항적 수 개가 포착됐습니다.

무인기 숫자도 수 대 수준으로 파악됐습니다.

북한 무인기들은 경기 김포·파주와 강화도 일대로 넘어왔으며, 일부는 민간인과 마을이 있는 지역까지 내려왔다고 합참은 밝혔습니다.

북한의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것은 2017년 6월 9일 북한 무인기가 강원 인제 야산에서 발견된 이후 5년만입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을 두고 우선적으로는 한반도의 긴장을 지속적으로 고조시키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통상적으로 북한은 12월 결산 총화 기간에는 도발을 자제해왔지만 올해는 다르다"며 "모든 자산과 방법을 통해서 한반도의 긴장 국면을 계속 조성하겠다는 북한의 의도는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박 교수는 이번 도발에 대해 "무인기가 우리 영공으로 들어왔다는 것은 사실상 침략 행위에 준하는 고강도 도발"이라며 "북한은 앞으로 한반도 긴장의 책임을 한국과 미국에 돌려 핵 보유의 정당성의 명분을 만들려고 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무인기의 영공 침범은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으로 최근 이어진 9·19 군사합의 무력화 행보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10월 9·19 합의를 명시적으로 위반하는 완충구역 내 방사포 등 포병 사격을 감행한 이후 이달 초에도 한미의 포 사격 훈련을 트집 잡아 동해 해상 완충구역으로 포병 사격을 벌이는 등 9·19 합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해왔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북한이 무인기를 띄웠다는 것은 9·19 군사합의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무인기의 주목적이 우리 측에 대한 정찰로 보이며 영공을 침해했다는 점에서 명백한 의도성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남측에 혼란을 주는 동시에 남측의 대비 태세를 떠보기 위한 다목적 포석도 깔렸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실제로 항공당국은 오늘 오후 합참의 요청에 따라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에서 약 1시간 안팎으로 항공기 이륙을 중단하는 조처를 취했다가 해제한 바 있습니다.

양 총장은 이와 관련, "북한 무인기의 등장으로 인한 우리 측의 비행 중단 사례는 최초"라면서 "우리에게 혼란을 야기시키기 위한 의도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군사적으로 보면 북한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정찰자산'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도 담겼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박원곤 교수는 "북한이 가장 취약한 분야가 정찰자산"이라며 "재래식 측면에서 정찰자산이란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는 의도도 엿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으론 남측 전문가들이 북한의 위성사진이 '조악하다'고 평가하자 지난 20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막말 담화를 쏟아낸 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무인기 도발에 나선 것이어서 이런 평가에 대한 반발성 시위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사진=연합뉴스)

이홍갑 기자gapl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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