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무인기, 5년 만에 우리 영공 침범… 서울까지 내려왔다(종합)
2014년엔 靑, 2017년엔 사드 부지 촬영하기도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북한 무인기(추정)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우리 영공을 침범했다. 이에 우리 군은 즉각 대응전력을 투입, 북한 무인기들의 격추를 위한 전술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범이 군 당국에 공식 확인된 건 약 5년6개월 만의 일이다. 이들 북한 무인기는 항공사진 촬영 등을 통해 우리 군 주요 시설과 전방지역 군사첩보를 수집하고자 군사분계선(MDL)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합참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10시25분쯤 경기도 김포시 전방 및 MDL 북쪽 상공에서 북한 무인기들의 이상항적을 처음 발견했다.
이후 우리 군은 경기도 김포와 파주시, 인천 강화군 강화도 상공으로 내려온 무인기를 순차적으로 포착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무인기는 우리 군의 탐지자산뿐만 아니라 육안으로도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저공으로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 무인기는 직선으로만 남하한 게 아니라 유턴을 하거나 좌우로 움직이는 등 다양한 항적을 보였고, 우리 주민들이 거주하는 민가 인근 상공까지 남하한 경우도 있었다고 군 당국이 전했다. 특히 서울 상공까지 진입했다가 빠져나간 무인기도 1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을 포착한 뒤 즉각 전투기와 공격헬기 등을 투입했다.
군은 이들 무인기가 민가에 피해를 주지 않을 정도로 멀리 떨어진 곳을 날 때 격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일부 무인기의 경우 고도 변경 등에 따라 우리 군의 탐지자산에 탐지됐다 소실되기를 반복해 격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범이 공식 확인된 건 2017년 6월9일 강원도 인제군 야산에 추락한 무인기 1대가 지역주민에 의해 발견된 이후 처음이다.
당시 발견된 북한 무인기는 강원도 금강군에서 발진해 경북 성주까지 약 266㎞를 날아와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부지 등 관련 사진 10여장과 인근 임야·대지·도로 등 사진 430여장 등 총 550여장의 항공사진을 촬영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 군 당국 분석에 따르면 이 북한 무인기는 사드 기지 부지 촬영 등 임무 수행을 마친 뒤 북한으로 돌아가던 중 엔진 결함 및 연료 소진 등을 이유로 추락했다.
이보다 앞선 2014년엔 3~4월과 9월 경기도 파주시와 인천 백령도, 강원도 삼척 등지에서 총 4대의 북한 무인기가 발견된 적이 있다. 이들 무인기엔 당시 청와대, 군사시설 등을 촬영한 항공사진이 담겨 있었다.
이날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는 강화·김포 등지 상공을 거쳐 남하하던 중 발견된 만큼 '그 최종 목적지를 파악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강화·김포 일대엔 육군·해병대 등의 우리 군 전방 화력이 집중돼 있단 점에서 북한이 '국지도발 전 목표 획득' 등을 위해 무인기를 띄워 이곳 군사시설들을 촬영하고자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북한은 전시엔 화력 유도 및 표적 정보 획득을 위해, 그리고 평시엔 정밀 유도무기의 정확도 제고 목적의 입체적 영상지도 작성을 위해 무인기를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군이 이날 북한 무인기를 나포하거나 격추한 잔해를 확보한다면 정밀분석을 통해 무인기의 활동기간과 목적, 비행경로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올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를 포함, 단 한 달도 거르지 않고 탄도미사일을 쏘는 등 전례 없이 높은 빈도의 무력도발을 벌였다. 이런 가운데 북한 군용기의 우리 영공 침범까지 확인되면서 한반도 일대의 군사적 긴장은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북한 무인기 남하 및 우리 군의 대응에 따라 김포·인천국제공항에선 오후 1시18분~2시6분 항공기 이륙 일시 중단됐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전 강원도 횡성에서 발생한 우리 공군 KA-1 경공격기(전술통제기) 추락 사고는 북한 무인기 관련 대응 출격 중에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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