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판 바꾸는 현대차 … 진단·시승 한번에
정부, 1월부터 시범판매 허용에
현대차·기아, 하반기 진출 시동
양산·수도권 중고차센터 열고
온라인 판매사이트 개설 박차
'레몬 시장' 오명 없앨지 주목
현대차그룹이 새해 인증 중고차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직접 차량을 검수하고 보증하는 인증 중고차 시장 진출을 앞두고 매매단지 용지 확보 및 온라인 사이트 개설 등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4월 2023년 5월부터 현대차와 기아가 중고차 판매 사업을 개시할 수 있다는 권고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내년 1월부터는 각각 5000대 이내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시범 판매도 허용했다.
국내 수입차 업체들은 이미 인증 중고차를 판매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지난해 약 1만대를 판매했다. 페라리 등 슈퍼카 브랜드들도 인증 중고차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미 수입차 업체들이 진출한 시장이면서 대기업이 진입해 '레몬 시장' 문제가 해결되면 향후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현대차와 기아가 인증 중고차 시장에 진출한 이유로 꼽힌다. 중고차 시장은 구매자와 판매자 간 정보 비대칭으로 인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는 대표적인 레몬 시장으로 꼽힌다.
중고차 판매를 위해 필수적인 물류센터 위치로는 경남 양산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양산에 인증 중고차 전용 '중고차 허브기지'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정밀한 차 진단, 정비와 더불어 상품화 조직도 운영한다는 것이다.
기아도 중고차 성능·상태 진단과 상품화, 품질인증, 전시와 시승 등 고객체험을 담당하는 인증 중고차 전용 시설 '리컨디셔닝센터'를 수도권 1개소를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리컨디셔닝센터에는 소비자가 차량 성능진단과 상품화, 품질인증 등 중고차가 고품질의 차량으로 변하는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실시간 점검 공간을 마련한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센터를 통해 중고차의 실제 성능과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를 불식할 예정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성능, 상태검사 등을 통해 적정 판매가격을 소비자에게 제시하는 방식으로 인증 중고차를 판매할 예정이다. 소비자가 타던 차를 매입하고 신차를 구매할 때 할인해주는 보상판매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단 현대차와 기아는 중고차업계 중소기업들과의 상생 차원에서 5년, 주행거리 10만㎞ 이내의 자사 브랜드 중고차만을 판매하기로 했다. 인증 중고차 외 매입 물량은 경매를 통해 기존 매매업계에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연도별 시장점유율 제한,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 공개, 중고차산업 종사자 교육 지원에도 나선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재로선 하반기 본격 판매에 들어간다는 것 외엔 구체적인 사항은 모두 미정"이라며 "사업 개시를 앞두고 온라인 판매 플랫폼 구축, 인증 중고차센터 개발, 가격 산정 체계화 등을 구체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와 기아가 인증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서 판매자보다 소비자가 정보를 알지 못해 발생하는 '레몬 시장'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중고차 시장에선 이로 인한 허위·미끼 매물이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된다. 레몬 시장은 정보가 부족한 소비자들이 속아서 살 가능성을 우려해 가격이 싼 제품만 찾으면서 시장에 불량품만 남는 현상을 뜻한다.
소비자원이 수도권 소재 중고차 판매사업자 105명과 최근 1년 이내 중고차를 구매한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중복응답)에서 소비자 79.8%와 사업자 98.1%는 중고차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허위·미끼 매물을 꼽았다. 국토교통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된 중고차 대수는 265만5389대로 같은 해 거래된 신차 173만5036대보다 1.5배 많았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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