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인간은 어떻게 좋은 사회를 만드는가…선한 유전자에 담긴 비밀

김소현 기자 2022. 12. 2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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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미국 콜로라도주 오로라에서 총기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 국내에 출간된 '블루프린트'는 "우리 유전자에는 좋은 사회를 위한 청사진(블루프린트)이 새겨져 있다"고 일관되게 주장한다.

저자는 인간이 부족주의, 폭력성, 이기심, 잔인함 같은 악한 감정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선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저자는 인간이 '사회성 모둠'이라는 공통 능력을 지녔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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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의 대가' 사회학자의 30년 역작
사랑·우정·관계맺기 등을 통해 '사회성 모둠'의 발전 과정 규명
블루프린트 (니컬러스 A. 크리스타키스 지음 / 이한음 옮김 / 동양북스 / 720쪽 / 3만3000원)

2012년 미국 콜로라도주 오로라에서 총기 사고가 발생했다. 모두 12명이 사망했으며 이중 연인을 위해 몸으로 총탄을 막은 세 청년의 이야기가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이 놀라운 선택은 이기적 인간에 대한 종전의 진화적 견해를 다시 돌아보게 했다.

최근 국내에 출간된 '블루프린트'는 "우리 유전자에는 좋은 사회를 위한 청사진(블루프린트)이 새겨져 있다"고 일관되게 주장한다. 인간은 서로 돕고 배우고 사랑하도록 프로그래밍 돼 있다는 것이다. 도덕 교과서 같은 얘기 아니냐고 외면할 수 있지만 책은 720쪽에 걸쳐 심리학, 인류학 등을 넘나들며 각종 사례와 논거를 제시한다.

저자 니컬러스 A 크리스타키스는 '통섭의 대가'로 불리는 사회학자이자 의사다. 통섭의 대가답게 그는 히말라야 소수 민족, 온라인 게임 이용자, 기생충, 개미와 고래, 유전자와 호르몬, 인공지능, 인간계, 기술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를 최근 번역 출간된 책 '블루프린트'에 담았다. 저자는 인간이 부족주의, 폭력성, 이기심, 잔인함 같은 악한 감정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선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저자는 인간이 '사회성 모둠'이라는 공통 능력을 지녔다고 본다. 사회성 모둠은 개인 정체성, 짝과 자녀를 향한 사랑, 우정, 사회 연결망, 협력, 자기 집단 선호, 온건한 계층 구조, 사회 학습과 교육 등 여덟 가지 세부 특질로 나뉜다. 쉽게 말해 인간이란 사랑, 우정, 학습 능력, 나와 다른 개인들의 정체성을 알아차리는 능력을 갖췄고 이를 토대로 발전해왔다는 것이다.

끝으로 저자의 결론은 담백하고 분명하다. "진화의 궤적은 선함을 향해 휘어져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인류와 지구의 미래에 대한 비관이 시대정신인 마당에 저자의 관점은 도덕 교과서에나 나올 법한 선언적 주장에 불과하다는 통박도 나올 수 있다. 그렇다 해도 의사이자 사회학자, 자연과학자라는 독특한 이력의 저자가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선보이는 깊고 넓은 통찰엔 탄복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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