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다시 등장한 北 무인기…'대남 정찰' 전략전술 강화 행보

서재준 기자 2022. 12. 2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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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이후 우리 영공 침범 공식 확인은 처음…군사적 위협 수준은 아직 낮아
北, 무인기 기술 상용화 행보…군 정찰위성 개발에도 박차
지난 2017년 6월 강원도 인제에 추락한 북한의 무인기..2017.6.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올해 내내 무력도발을 단행해온 북한이 이번엔 무인기를 동원한 도발적 행보를 보였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10시25분쯤부터 북한 무인기 수대가 인천 강화군 및 경기 김포시, 경기 파주시 인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우리 영공에 침입한 사실을 포착했다.

북한 무인기의 우리 측 지역 침범이 군 당국에 의해 공식 확인된 것은 지난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2017년 6월9일 강원도 인제에서 북한의 소형 무인기가 추락한 채 발견된 바 있다.

당시 발견된 무인기에는 일본 소니사의 DSLR 카메라가 장착돼 있었다. 우리 군은 카메라 메모리 분석을 통해 해당 무인기가 경북 성주의 사드 기지까지 남하해 기지 일대를 촬영한 것으로 확인했다.

북한의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해 남하한 사건은 지난 2014년에도 있었다. 이때도 무인기가 우리 측 강원도 삼척, 경기도 파주, 서해 백령도에 지역에 각각 추락한 채 발견됐는데, 무인기에 장착된 카메라에서 청와대 상공에서 찍은 청와대 일대 사진이 발견되면서 큰 파장이 일기도 했다.

2014년과 2017년에 발견된 북한의 무인기는 제원으로만 보면 높은 성능을 가진 것으로 보긴 어렵다. 실제 우리 군이 입수해 분석한 당시 무인기는 원격 조종이 불가능하고 사전에 입력된 경로만 비행할 수 있는 기술 수준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평균적으로 전장 1.7~8m, 폭 2.4~6m의 크기인 북한 무인기는 형태적으로는 외국의 상용 무인기를 복제해 제작한 것으로 분석됐다. 군용이 아닌 상용 무인기를 복제한 탓에 전술적으로는 큰 위협 요인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일반인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카메라를 장착하고, 실시간 무선 전송이 가능한 장비도 없는 등 고성능으로 보긴 어려웠다.

특히 '공격용 무인기'로 활용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반적인 분석이었다. 공격용 무인기로 활용되려면 원격 조종이 가능하고, 폭탄을 실은 뒤 투하할 수 있는 장비가 필요한데 당시 발견된 북한의 무인기들에는 이런 장비를 달기 어렵고, 또 북한이 해당 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도 낮게 평가됐다.

다만 무인기의 '저성능'이 오히려 비대칭 전력으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은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다. 무인기의 크기가 너무 작고 초저공 비행을 해 레이더에 포착되긴 어렵고, 육안으로 이를 발견하더라도 지상에서 이를 격추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공격용 목적이나 은밀한 정찰을 위한 차원으로 무인기를 활용하긴 어려워도, 국지적이고 돌발적인 도발을 위해 이를 활용할 여지는 농후해 이에 대한 우리 군도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 왔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소형 무인기가 우리 전방 지역의 주요 '타깃'을 확인해 유사시 이를 북한군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을 제기하기도 한다. '전략적' 정보 수집이나 공격을 어려워도 작전용 전술 정보를 확보하기에는 충분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번에 군에 포착된 무인기도 지난 2014년, 2017년에 발견된 무인기와 비슷한 성능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북한의 무인기가 무장을 했는지, 과거보다 발달된 광학 장비를 장착했는지 여부를 분석 중이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국방발전전람회와 올해 4월 군 열병식에서 무인기를 선보이진 않았다. 때문에 북한이 아직 '신형 무인기'를 개발하진 못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했다.

다만 최근 미국의 방위산업 전문 매체인 '디펜스블로그'는 북한의 평안북도 구성시 방현 공군기지에서 '장거리 체공'이 가능한 신형 무인기로 추정되는 물체가 포착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디펜스블로그는 이 물체가 중국의 무인공격기인 '차이훙(CH)-4'와 유사한 형태라고 주장했는데, 이 보도 이후 북한이 무인기 활동을 재개한 것은 공교롭다.

북한은 비단 군용 뿐만 아니라 상용 무인기도 '보급'하고 개발하며 나름의 무인기 개발 활동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이 보도한 평안북도의 항공구락부 모습. 오른쪽에 놓인 두 대의 무인기가 눈에 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최근 각 지역의 '항공구락부' 건설 소식을 전하면서 상용 무인기의 모습을 공개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항공구락부는 형식적으로는 민간 차원에서 파일럿을 양성하고 북한의 항공 관련 기술을 개발 및 연구하는 곳이다.

이같은 북한의 동향은 군사 정찰 활동의 수준을 높이려는 북한의 기조와 밀접하게 연계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1월 새 국방력 강화 5개년 계획을 수립하면서 '군사 정찰위성 개발'을 핵심 과업으로 내세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정은 당 총비서는 지난 3월 국가우주개발국과 서해위성발사장을 찾아 군사 정찰위성의 개발을 서두를 것을 지시했으며, 올해만 해도 3번(북한 발표 기준)의 군사 정찰위성 관련 '중요 시험'을 단행하기도 했다.

seojiba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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