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ETF, 코스피 거래 대금 30% 넘어섰다

김은정 기자 2022. 12. 2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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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경/뉴스1

2002년 국내 거래소에 처음 상장된 ETF가 20주년을 맞은 올해, 증시 침체에도 높은 성장세가 이어졌다. 올해 코스피 시가총액이 17% 감소했지만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총액은 6.9% 증가하면서 대세로 자리를 굳혔다. 국내 투자자들의 ETF 선호 현상은 갈수록 커져서 하루 평균 ETF 거래 대금이 코스피 거래액의 30%를 넘어섰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ETF 시장 순자산총액은 82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파에도 ETF는 뜨겁다

지난 23일 기준 순자산총액은 79조원으로, 작년 말(74조원) 대비 6.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이 17%나 쪼그라들고, 글로벌 ETF 시장의 순자산규모도 7.7%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ETF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은 약 2조7998억원으로 지난해(2조9389억원) 대비 4.7% 감소했지만, 코스피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0.9%에 달했다. 지난해 거래 대금 비율(19.1%)과 비교하면 11.8%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거래 대금은 달러로 환산했을 때 미국(1569억달러), 중국(105억달러)에 이은 세계 3위 수준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ETF 사랑은 한파에도 뜨겁다.

최창규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올해는 증시가 크게 출렁이고 특히 하락세가 커지면서 인버스 투자를 하고자 하는 개인 투자자가 많았는데, 국내에서는 이런 수요를 해소할 수 있는 상품이 ETF·ETN으로 한정되어 있어 레버리지 매매 기업을 이용하려는 투자 수요가 몰렸다”고 했다. 최 본부장은 “시가총액으로 보자면 높아진 금리의 영향으로 채권 ETF에 대한 관심도 커져서 영향이 있었고, 천연가스 등 원자재를 기초 자산으로 한 ETF 등 전체적인 자산 시장이 출렁이는 데 따라 변동성이 높은 장세에 대응하려는 투자자들이 ETF로 몰린 것으로 본다”고 했다.

전체 ETF 거래의 절반은 레버리지나 인버스형 ETF였다. 이 유형 ETF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이 1조4213억원에 달했다. 기초 자산 움직임의 2배 또는 3배 수익률을 추종하거나, 자산 움직임의 반대에 베팅하는 ‘화끈한’ 투자를 좋아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입맛에 딱 맞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스피 거래액의 30%는 ETF… 레버리지·인버스가 절반

올해 신규 자금이 가장 많이 몰린 ETF는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이다. 3조원 넘는 신규 자금이 몰렸다. 단기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를 따르는 종목으로, 기준금리 상승세에 따라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의 돈이 몰렸다. 다음으로는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지수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KODEX KOFR금리 액티브(합성)’ ETF로 2조8000억원의 신규 자금이 유입됐다.

올해 누적 수익률이 가장 높은 ETF는 ‘KODEX 미국S&P에너지(합성)’로 62.66%의 수익률을 올렸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종목이 급등한 결과다. 그 외에도 ‘TIGER 200선물인버스2X’ ‘KOSEF 200선물인버스2X’ 등 국내외 대표 지수의 인버스·레버리지 ETF가 50%대 수익률을 올렸다.

ETF의 사촌 격인 상장지수증권(ETN·Exchange-traded Note) 시장도 올해 11조원대로 최대 규모로 커졌다. ETF처럼 국내외 주가나 원자재, 금리 등 기초 자산 가격 움직임에 따라 수익을 올리도록 설계되는데, 펀드 규제를 받는 ETF보다 상품 다변화에 유리해서 최근 증권사들이 앞다퉈 출시에 나서고 있다. ETN 중에는 ‘대신 인버스 2X 알루미늄 선물 ETN(H)’(99.6%), ‘TRUE 인버스 2X 나스닥100 ETN’(81.4%), ‘KB 인버스 2X 나스닥 100 ETN’(81.2%) 등 원자재나 글로벌 시장 지수 관련 종목이 수익률 상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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