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음식점 대표 살해 일당, 택배기사 위장 몰래카메라 설치
제주의 한 음식점 대표를 살해한 일당이 범행을 위해 피해자의 집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 비밀번호를 알아낸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제주 모 음식점 대표인 50대 여성 A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모씨가 지난달 말 범행하려다가 실패하자 피해자 주거지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지난 11월 말쯤 범행을 위해 배편을 이용해 거주지인 경남 양산에서 제주로 내려왔다. 김씨의 고향 선배이자 피해자와 가까운 관계인 박모씨가 피해자 집의 비밀번호를 알려준 상황이었다. 하지만 박씨가 알려준 피해자 집의 비밀번호가 맞지 않아 범행하지 못했다. 당시 피해자 A씨는 박씨와 사이가 나빠지자 주거지 현관 비밀번호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비밀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이달 초 다시 제주에 내려와 택배기사로 위장하고, 주거지 현관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 실제 김씨와 박씨는 몰래카메라를 회수해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김씨는 지난 15일 다시 제주로 내려왔으며 이튿날인 16일 오후 3시2분∼10분쯤 해당 비밀번호를 이용해 침입한 뒤 귀가한 피해자 A씨를 집에 있는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오는 28일쯤 김씨 등 3명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와 가까운 사이였던 박씨가 모든 범행을 설계했다고 보이는 만큼 살인교사 혐의로 구속된 박씨는 검찰 송치 시 혐의가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김씨는 A씨를 살해한 혐의로, 김씨의 아내 이씨는 살인을 공모한 혐의로 구속됐다. 피해자 A씨와 가까운 박씨는 김씨에게 살인을 교사한 혐의로 구속됐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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