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없던 백혈병 아이 CAR-T 치료제로 살렸다
국내 최연소 백혈병 여아에
킴리아 투여후 '암세포 제로'
지난 4월 건강보험 적용에
4억 치료비 500만원대로 줄어
지난해 7월 말. 태어난 지 두 달도 안 된 아기가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항암 치료를 받고 올해 1월 엄마에게서 혈액세포를 재생시키는 줄기세포(조혈모세포)까지 이식받았지만 백혈병은 재발했다. 기존 치료법으로는 희망이 없는 상태에서 임호준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교수(사진)가 지난 10월 카티(CAR-T) 치료를 시행해 생명의 불씨를 되살렸다. 국내 최연소 CAR-T 치료를 받은 환아는 이주아 아기(18개월)다.
임 교수는 최근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백혈병이 재발한 환아에게 올해 10월 CAR-T 치료를 시행한 결과 골수 검사에서 백혈병이 '완전관해'됐다"고 밝혔다. 현미경으로 보기 힘든 백혈병 세포를 검사하는 미세 잔존암 검사에서도 백혈병 세포가 0%로 측정됐다.
CAR-T 치료제는 우리 몸에서 T세포를 추출해 이 T세포가 정상세포는 놔두고 암세포만을 정확히 찾아 공격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후 몸에 다시 주입하는 '개인 맞춤형 면역치료제'다.
노바티스가 개발한 CAR-T 치료제 '킴리아'가 있었지만 치료비가 4억원에 달해 치료받을 수 있는 환자가 거의 없었다. 그러던 중 올해 4월부터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되면서 1회 투약 비용이 최대 598만원 수준으로 줄어 치료에 희망이 생겼다.
임 교수는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은 소아 백혈병 중 가장 흔한 암으로 1년에 소아 300여 명에게서 발생한다"며 "진단 후 항암 치료만으로도 85% 이상 완치되지만, 영아는 항암제만으로 치료하기 힘들고 항암 치료 혹은 조혈모세포이식 후 재발되거나 드물지만 항암제에 전혀 반응이 없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이주아 아기도 이 같은 경우로, 만 16개월 때 CAR-T 치료제를 투여했고 다행히 지금까지 완전관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 교수는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은 2~5세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부모들은 대부분 30대로 치료비에 부담을 느낀다"고 안타까워했다. 의료진 부족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임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있는 소아혈액종양 전문의는 67명, 평균연령은 50.2세"라며 "이들 중 약 40%가 10년 내에 은퇴하게 되는데, 그 이후 누가 소아암을 치료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성인암이 1년에 20만명 이상 발생하는 데 비해 소아암 환자는 100분의 1 수준도 안 되는 약 1600명이 나온다"며 "성인암 치료 예산 중 100분의 1만 투입해도 모든 소아암 치료가 가능할 텐데, 국가적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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