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미세먼지 농도, 7대 도시 중 가장 나빴다
오존농도는 관측 이래 최고치…최근 10년간 계속 나빠져
(시사저널=박준형 인천본부 기자)
지난해 인천지역의 미세먼지·초미세먼지가 모두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의 미세먼지·초미세먼지 농도는 전국 7대 도시 가운데 가장 나쁜 수준이었다. 오존도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대기질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이 발간한 '2021 대기질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39㎍/㎥, 초미세먼지 농도는 20㎍/㎥로 확인됐다. 전년과 비교해 미세먼지는 5㎍/㎥, 초미세먼지는 1㎍/㎥ 증가했다. 미세먼지는 대기환경기준(50㎍/㎥) 이내였으나, 초미세먼지는 대기환경기준(15㎍/㎥)을 초과했다.
특히, 인천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는 모두 전국 7대 도시 중 최악이었다. 미세먼지는 인천에 이어 서울(38㎍/㎥), 대전(36㎍/㎥), 대구(35㎍/㎥), 광주(34㎍/㎥), 부산(32㎍/㎥), 울산(30㎍/㎥) 순으로 나빴다. 초미세먼지는 서울이 인천과 같은 20㎍/㎥를 기록했다. 광주(18㎍/㎥), 대구(17㎍/㎥), 대전(16㎍/㎥), 부산(15㎍/㎥), 울산(15㎍/㎥)이 뒤를 이었다.
초미세먼지는 중구 영종을 제외한 인천 모든 지점에서 연평균 대기환경기준을 초과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짙게 관측된 곳은 중구 신흥으로, 연평균 25㎍/㎥를 기록했다. 서구 연희(24㎍/㎥)와 남동구 고잔(23㎍/㎥), 연수구 동춘(23㎍/㎥), 남동구 구월(23㎍/㎥), 미추홀구 주안(23㎍/㎥) 등에서도 초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렸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옅은 영종은 14㎍/㎥였다. 남동구 서창(18㎍/㎥)과 서구 청라(18㎍/㎥), 중구 운서(18㎍/㎥), 연수구 송도(18㎍/㎥) 등도 상대적으로 초미세먼지의 영향이 적었다.
미세먼지 농도가 최고치를 기록한 곳은 신흥과 동구 송림으로, 연평균 47㎍/㎥나 됐다. 이어 연수 동춘(44㎍/㎥), 서구 검단(42㎍/㎥), 미추홀구 숭의(42㎍/㎥), 고잔 41㎍/㎥, 서구 원당(41㎍/㎥), 부평구 부평(41㎍/㎥) 등 순으로 집계됐다.
영종은 미세먼지 역시 33㎍/㎥로 최저치를 나타냈다. 서구 석남(35㎍/㎥)과 강화군 송해(35㎍/㎥), 강화군 길상(36㎍/㎥), 서창(36㎍/㎥) 등도 상대적으로 미세먼지가 좋은 편이었다.
계절별로는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 모두 봄에 심했다. 초미세먼지는 봄(24㎍/㎥), 겨울(23.7㎍/㎥), 여름(18㎍/㎥), 가을(15.9㎍/㎥) 순으로 나빴으며, 미세먼지는 봄(56.9㎍/㎥), 겨울 (40.8㎍/㎥), 가을(29.4㎍/㎥), 여름(28.8㎍/㎥) 순으로 좋지 않았다.
월별로는 초미세먼지의 경우 3월에 33.9㎍/㎥로 가장 나빴다가, 점차 감소해 9월에 8.3㎍/㎥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세먼지 역시 3월에 69.3㎍/㎥로 최고치를 보였다가, 9월에 15.9㎍/㎥로 가장 좋았다.
요일별로는 초미세먼지의 경우 금요일(22.3㎍/㎥), 목요일(22.1㎍/㎥), 토요일(21.0㎍/㎥) 순으로 나빴다. 미세먼지는 금요일(44.1㎍/㎥), 토요일(42.3㎍/㎥), 목요일(40.9㎍/㎥) 순으로 좋지 않았다.
시간대별로는 초미세먼지의 경우 오전 11시 21.9㎍/㎥로 최고치를, 오후 6시~7시 19.4㎍/㎥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세먼지는 오전 11시~낮 12시 42.6㎍/㎥로 최고치를, 오전 6시 36.6㎍/㎥로 최저치를 보였다.
지난해 미세먼지 주의보와 경보는 인천에서 총 29일간 79회 발령됐다. 미세먼지 주의보는 14일간 39회,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21일간 31회 발표됐으며, 미세먼지 경보는 4일간 8회, 초미세먼지 경보는 2일간 1회였다.
오존 10년간 증가세…市, 대책 마련 분주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뿐만 아니라 오존도 인천 대기질 악화의 주요 원인이었다. 지난해 인천의 연평균 오존 농도는 0.032㏙이었다. 전년 대비 0.003㏙ 늘어난 것으로, 지난 10년간 꾸준히 증가하면서 관측 이래 최고 농도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옹진군 영흥에서 0.044㏙으로 오존 농도가 가장 짙게 측정됐다. 영종이 0.041㏙, 송해와 연수구 아암이 0.037㏙으로 뒤를 이었다.
반대로 구월은 0.025㏙으로 가장 옅었다. 원당과 남동구 논현, 부평구 삼산 등도 0.026㏙으로 오존 농도가 옅은 편에 속했다.
오존은 1월 0.018㏙을 시작으로 꾸준히 증가해 6월 0.044㏙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점차 감소하다가 12월 0.017㏙으로 가장 옅은 수준을 나타냈다. 4~9월에는 주의보 농도를 초과하는 고농도 수준의 발생 빈도가 높게 관측됐다는 게 보건환경연구원의 설명이다.
지난해 오존 주의보는 24일간 54회 발령됐다. 이는 지난 10년간 가장 많은 횟수다. 오존 주의보는 농도 0.12㏙ 이상일 때 발효된다. 0.12㏙ 이상이면 눈과 코를 자극하고, 불안이나 두통, 호흡 증가 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연평균 이산화질소 농도는 전년에 비해 0.001㏙ 늘어난 0.021㏙을 보였다. 7대 도시 중 서울(0.024㏙)에 이은 2위의 기록이며, 유일하게 인천에서만 증가한 것이다. 다만, 이산화질소는 2012년 0.027㏙ 이후 지난 10년간 감소하는 추세다.
이외에도 일산화탄소는 전년과 동일한 0.5㏙, 아황산가스는 전년 대비 0.001㏙ 감소한 0.003㏙을 기록했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해 인천의 대기질이 악화된 이유를 황사의 영향으로 추정했다.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고비사막이나 내몽골 등에서 온 황사 발생 횟수는 2020년 5회, 2021년 12회다. 2021년이 2020년에 비해 황사가 더 많이 발생했다"며 "(대기질 악화의 원인을) 명확하게 짚을 수는 없지만, 외부 요인이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오존의 증가는 인천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으로, 기후변화에 의한 온도 상승 등이 주된 원인"이라며 "앞으로 오존 관리 강화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천시는 당장 내년부터 오존 저감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오존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면서 현재 오존 대책방안에 대한 용역을 진행 중"이라며 "용역 결과가 나오면 그걸 토대로 인천에 맞는 대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1 대기질 평가보고서는 인천의 대기환경 관측 자료를 도시대기, 도로변, 중금속, 산성우 등 각 측정망별로 종합 분석한 자료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정책수립, 연구자료 활용 및 대기질에 대한 시민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매년 대기질 평가보고서를 제작, 배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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