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줄고 이자는 눈덩이...기업 재무 코로나때보다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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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업이 매출·자산의 증가로 몸집이 커졌지만, 영업이익이 줄고 이자 부담이 늘면서 부채 비중이 코로나19 대유행 때보다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 매출과 총자산 등 성장성은 개선됐지만 매출 증가 속도가 둔화하고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등 내용은 악화했다.
대상 기업의 합산 총자산은 39조원 증가한 반면 총부채는 40조원 늘어 부채 증가액이 자산 증가액을 앞질렀다.
이러한 가운데 기업이 부담해야 할 이자비용은 전년 대비 22.3%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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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업이 매출·자산의 증가로 몸집이 커졌지만, 영업이익이 줄고 이자 부담이 늘면서 부채 비중이 코로나19 대유행 때보다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내실이 부실해진 데다 성장속도와 활동성도 둔화되고 있어 내년도 경기한파를 대비해야 하는 한국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데이터평가와 함께 1612개 상장사의 올해 3분기까지 재무 상황을 성장성·수익성·안정성·활동성 등 4개 부문별로 분석했다고 26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 매출과 총자산 등 성장성은 개선됐지만 매출 증가 속도가 둔화하고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등 내용은 악화했다. 수익성, 안정성, 활동성은 일제히 나빠졌다.
대한상의는 "최근 기업이 체감하고 있는 경영위기가 코로나 당시보다 크다는 것이 이번 조사를 통해 증명됐다"며 "올해 기업에 많은 부담이 됐던 공급망 훼손, 고금리, 고유가·에너지 등의 고비용 복합위기는 내년에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기업들의 걱정이 많다"고 설명했다.
분석 대상 기업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0% 증가했다. 코로나 안정세에 접어든 지난해(14.0%)에 이어 매출성장세가 유지됐다. 다만 성장 속도는 다소 둔화했다. 지난해에는 2분기에서 3분기를 거치며 매출액 증가율이 0.5%포인트 상승했으나 올해는 2.3%포인트 하락했다.
총자산은 전분기 대비 2.8%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총부채도 4.4% 늘어나 '빚으로 쌓아올린 자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상 기업의 합산 총자산은 39조원 증가한 반면 총부채는 40조원 늘어 부채 증가액이 자산 증가액을 앞질렀다. 지난해 3분기까지 53.5%였던 영업이익 증감률은 올해 -7.2%로 내려앉았다. 특히 대기업은 기간 58.3%에서 -12.5%로 감소 폭이 컸다.
이러한 가운데 기업이 부담해야 할 이자비용은 전년 대비 22.3% 증가했다. 대상 기업의 3분기 발생 이자비용은 총 3조5000억원으로, 1분기(2조6000억원)와 2분기(3조원) 발생 이자비용을 감안하면 매분기 4000억~5000억원의 순이자부담이 늘어나는 추세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을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10.6배에서 8.0배로 급락했다.
외부 차입의 증가로 전체 기업의 3분기 누적 부채비율(81.4%)과 차입금의존도(19.4%)가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각 74.2%·18.9%)보다 증가했다. 자기자본 대비 기업부채의 크기를 의미하는 부채비율은 코로나 발생 이후 최대치다.
총자본에서 부채를 제외한 자기자본의 비중을 나타내는 자기자본비율도 지난해 같은 시점에 비해 2.3%포인트 떨어진 55.1%를 기록해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저하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3분기(57.2%)보다 낮은 수치다.
재고 자산이 크게 불어 기업의 활력도 떨어졌다. 3분기 말 기준 총자산에서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6.1%, 2021년 6.6%에서 올해 8.0%로 급증했다. 재고 자산이 매출로 이어지는 속도를 나타내는 재고자산 회전율은 10.7회로 코로나가 가장 심했던 2020년 2분기와 같은 수준이다. 회전율이 낮으면 재고자산 소진 속도가 더뎌진다는 의미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기업들이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도 수출과 내수판매에 많은 힘을 쏟았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어든 형국"이라며 "국내 대기업의 가동률이 코로나 때보다 떨어졌고 기업들은 앞다퉈 내년 목표실적을 하향조정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박은희기자 e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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