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존디어 매출 10% 수준인 韓 농기계 산업
최근 지속적인 기후변화와 인구 증가에 따라 글로벌 식량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한국의 식량 자급률은 2020년 기준 45.8%이고 식량안보지수는 OECD 38개국 중 32위로 최하위 수준이며, 곡물 자급률은 2000년 30.9%에서 2020년 19.3%로 대폭 감소하여 사상 처음 20% 선이 붕괴되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국내 곡물 자급률 하락은 농경지 면적과 농업 인구의 지속적인 감소, 그리고 고령화로 인한 농업 생산성의 하락을 주요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2010년 전체 농경지 면적은 논 98만4000㏊, 밭 73만1000㏊에서 2021년 78만㏊, 76만6000㏊로 감소하였다. 농업 인구는 2010년 300만명에서 2021년 222만명으로 78만명이 감소하고, 65세 이상의 고령농은 2010년 95만명에서 2021년 104만명으로 9만명이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속적으로 하락 중인 한국 식량 자급률의 개선을 위해서는 농업 기계화를 통한 생산성 및 작업효율 개선이 시급하다. 그러나 주요 트랙터, 콤바인, 이앙기 및 경운기의 보유 대수는 2020년 109만7000대에서 2021년 109만1000대로 소폭 감소하였고, 외산 농기계 수입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21년 기준 주요 농기계 수입국은 일본이 45.2%로 전체 수입 물량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농업 생산성과 직결되는 국내 농기계 산업의 기술 격차는 관련 선진국인 미국과는 3.5년, 독일·일본 등과 비교하여 약 2.5년 열위에 있다. 또한 글로벌 시장은 선도 기업들의 과점과 국내 기업 수준의 영세함에 따라 국내 농기계 업체의 전체 매출 합계가 세계 1위인 미국 존디어 매출의 10% 정도에 불과한 수준으로, 정부 차원의 정책 수립과 장기 지원 계획 수립이 필요한 실정이다. 국내 농기계 메이저 3사 매출액 합계는 2021년 약 2조6000억원, 수출액은 약 15억달러로, 글로벌 메이저 톱3인 존디어, 구보타(kubota), CNH의 평균 수출 규모 20조원의 약 10분의 1에 불과한 실정이다.
농기계는 철강, 전자, 타이어, 금융 및 유통 등 관련 전후방 산업 생태계가 자동차와 유사하고, 친환경 자율주행 등 미래차 기술이 농기계로도 확대 중인 시점으로, 농기계 산업 또한 성공적으로 육성할 때 수출과 투자를 견인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정부는 2050년까지 농축산 부문의 탄소 배출량을 2018년 대비 38%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전기, 수소 등의 농기계와 농촌 노동력 감소에 따른 스마트·디지털 기술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 투자하고 있으나, 해외 선진사와의 기술 수준은 아직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 농기계 산업의 발전을 위해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연속성과 일관성을 가지고 농기계 산업을 지원하고, 해외 선진 업체와의 경쟁에 필요한 기술 개발 로드맵 수립과 원천기술 개발을 주도할 수 있는 전문 R&D 연구기관이 필요하다. 둘째, 임대사업 확대를 통한 영세농들의 부담을 완화시키고, 농기계 제조업체들의 저수익 기종에 대한 R&D와 생산을 독려하며, ODA 사업과 연계를 통한 잠재 시장으로의 진입과 새로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우대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과 관련 R&D 활성화 정책을 마련하고, 친환경 및 자율주행 기기와 관련하여 초기 시장 형성을 위한 보조금 지원과 노후 기기 교체에 대한 지원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김용주 충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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