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하지만, 떨어지지 않는 바위
김슬기 기자(sblake@mk.co.kr) 2022. 12. 26. 16:45
이태수 초이앤초이 개인전
속이 빈 스티로폼 돌 등
시각적 착시로 만든 작품
속이 빈 스티로폼 돌 등
시각적 착시로 만든 작품
서울 삼청동 골목길을 걷다 보면 옥상 위에 비스듬히 두 다리로만 지탱하는 의자 위에 올려진 바위가 보인다. 아직 놀라긴 이르다. 초이앤초이 갤러리 1층에서는 유리판 위에 올려진 더 큰 바위가 있다. 멀리서 보면 '공중 부양'을 하는 바위 같다. 속이 빈 스티로폼과 건축자재인 석면코트 등으로 질감을 구현해 만든 인공의 돌이다. 맞아도 다칠 일은 없다. 착시 효과에 위트까지 더해진 흥미로운 설치 작업이다.
초이앤초이에서 이태수 작가의 개인전 '그리고 시간이 멈추었다(And time stood still)'가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환경조각학을 전공한 작가는 극사실적인 묘사를 통해 우리의 보편적인 이해와 인식을 배반하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말 그대로 시간이 멈춘 듯한 조각들을 선보인다.
땅이 꺼질 것처럼 무겁고 거대한 바위와 철근은 유리잔 위에 지탱되고, 중력에 의해 바닥으로 떨어져야 마땅한 물체들은 공중에 고정돼 눈을 혼란스럽게 한다. 최진희 초이앤초이 대표는 "우리 눈에 보이는 것들의 실체는 절대적이지 않다는 걸 증명하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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