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8시까지 하는 은행 있다고?”…내년 ‘탄력점포’ 늘어나나

정두리 2022. 12. 2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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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사, TF에서 변형영업 운영방안도 다룰 예정
은행권, '9 TO 6' 점포·시간대별 탄력점포 일부 운영
내년 전국단위 양적 확산 필요성 제기
"영업시간 정상화 비롯해 탄력점포 많아져야"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코로나로 1시간 단축된 은행 영업시간이 내년 초에는 원상복구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업무를 볼 수 있는 ‘탄력점포’ 운영도 늘어날지 주목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최근 사용자 측에 영업시간 단축 해제에 대한 태스크포스(TF) 구성을 건의했고, 사용자 측도 이를 받아들이며 조만간 은행 영업시간에 대한 노사협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4월 거리두기가 해제됨에 따라 대부분의 편의시설은 기존 영업시간으로 복귀한 상태지만 은행의 영업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1시간 단축영업을 유지하고 있다. 당시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 조건은 ‘실내 마스크 전면 해제’ 시점이었고, 이를 이유로 영업시간 단축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그간 이 문제에 소극적이었던 노조가 먼저 관련 안건을 들고 나온 만큼 이번에는 영업시간이 원상복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나온다. 정부가 최근 실내 마스크 의무 조정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는 만큼 단축영업의 명분도 약해졌다는 시각이다.

다만 노사는 영업시간 변경 외에도 비대면 금융거래의 확산을 위한 탄력점포 운영 방안도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영업시간 변경에 대한 논의도 있겠지만, 비대면 금융거래의 확산과 소비자들의 편익을 위해 확대해 온 ‘9 TO 6 점포’ 등 변형영업 등을 포괄해 큰 틀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KB국민은행
이에 따라 내년에는 영업점 운영시간을 고객에 니즈에 맞게 연장 운영하는 형태의 특화지점이 늘어날지도 관건이다.

KB국민은행은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운영하는 ‘9To6 뱅크(Bank)’를 전국 72곳까지 확대하며 탄력점포 운영에 가장 적극적이다. 다만 현재는 은행 영업시간 조정에 따라 ‘9To6 Bank’를 30분 단축해 9시30분부터 5시30분까지 운영 중이다.

현재 9To6 뱅크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을 비롯해 충청, 대구, 부산, 광주 등 전국 72곳에서 영업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방배중앙 △서초동 △양재동 △압구정 △강남역 △송파 △대치동 △우장산역 △구로동 △양평동 등 35곳이 운영 중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9To6 뱅크 직원은 오전 조와 오후 조로 구성돼 근무하고 있다”면서 “노사간 논의 결과와 고객·직원 의견 등을 종합 고려해 추가 확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평일(오전 9시~오후 8시) 저녁과 토요일(오전 9시~오후 5시)에도 은행 업무가 가능한 ‘신한 이브닝플러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브닝플러스’는 오후 4시까지는 대면창구와 디지털라운지로 동시 운영되며 그 이후부터 오후 8시까지는 디지털라운지 디지털데스크 창구를 통해 은행 업무가 가능하다. 이브닝플러스는 현재 여의도중앙·창원중앙·강남중앙·가산점 등 4곳을 운영 중이며, 토요일에 영업하는 ‘토요일플러스’는 우장산역·서울대입구역점 2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인 점포 확대 계획은 없지만, 향후 운영성과를 보고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농협은행은 금융소비자들이 이른 오 시간대에 은행업무를 볼 수 있도록 탄력점포 ‘Early bank’(오전 8시~오후 2시30분)를 가락시장중앙점에서 운영 중이다. 하나은행은 CU와 협력해 서소문·서울아산병원·안양·부천점 등 공동 점포 총 12곳을 운영하고 있다. 행원이 상주하는 게 아닌 고기능 무인 자동화기기, 화상상담 등을 통해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은행에서) 코로나19 때 단축됐던 영업시간이 계속 유지가 되고 있는데 이러한 불편은 오히려 고객들이 영업점을 더 적게 찾는 이유가 되고 있고, 구조조정의 명분으로까지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 교수는 “고객 편의 관점에서 영업시간 정상화는 필요한 부분”이라면서 “비대면 채널 활성화와 직원들의 선택적 근무 시간을 고려해서 영업시간 행태를 바꾸는 탄력점포 운영이 지금보다 전국단위로 확산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두리 (duri2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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