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재다능한 피아니스트 이혁 "체스 그랜드마스터도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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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이혁(22)은 다재다능하기로 유명하다.
작년 세계 최고 권위의 피아노 경연대회인 쇼팽 콩쿠르에 한국인으로선 유일하게 결선에 진출한 데 이어 지난달 프랑스 롱티보 콩쿠르에서 공동 1위로 우승한 실력자인 그는 피아노 외에 수준급의 체스 실력을 갖추고 있다.
이혁은 26일 서울 서초구 스타인웨이 갤러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체스가 본인에게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취미 이상"이라면서 "한국 체스계에 아직 그랜드마스터가 없는데 꼭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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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체스의 그랜드마스터가 꼭 되고 싶어요. 하하"
피아니스트 이혁(22)은 다재다능하기로 유명하다. 작년 세계 최고 권위의 피아노 경연대회인 쇼팽 콩쿠르에 한국인으로선 유일하게 결선에 진출한 데 이어 지난달 프랑스 롱티보 콩쿠르에서 공동 1위로 우승한 실력자인 그는 피아노 외에 수준급의 체스 실력을 갖추고 있다.
그 실력이 어느 정도냐 하면 최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국제 체스대회에서 3등을 할 정도다.
이혁은 26일 서울 서초구 스타인웨이 갤러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체스가 본인에게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취미 이상"이라면서 "한국 체스계에 아직 그랜드마스터가 없는데 꼭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랜드마스터(Grandmaster)는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제외하고 국제 체스 연맹이 부여하는 체스 선수의 최상위 칭호다.
"음악에 도움이 되는 점이 굉장히 많아요. 집중해서 4시간 클래식 게임을 하다 보면 체력에도 도움이 되고요. 무엇보다 체스는 매우 논리적인 게임인데 음악도 논리가 없으면 제대로 연주하기 어렵죠. 프로코피예프, 오이스트라흐 등 20세기의 많은 훌륭한 음악가 중에도 체스를 즐기는 분들이 많았어요."
이혁은 오는 2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와 함께 '더 위너스'(The Winners)라는 제목의 연주회를 연다. 양인모는 올해 핀란드 시벨리우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했다.
이혁은 롱티보 콩쿠르 결선에서 연주했던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2번으로 디토 오케스트라와 함께 들려줄 예정이다.
이 곡에 대해 그는 "제가 가장 사랑하는 곡 중 하나"라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프로코피예프가 피아노 협주곡 5개를 남겼는데, 2번 외의 다른 네 곡이 프로코피예프 특유의 역동적이고 해학적인 분위기라면 2번은 매우 암울하고 그로테스크하죠. 프로코피예프의 인생이 어둡던 시기에 작곡된 곡이어서 그런지 다른 협주곡들과 많이 달라요. 이런 대작을 국내 팬들께 연주할 기회가 생겨서 정말 기뻐요."
이혁은 음악을 통한 사회 공헌에도 관심이 많다.
이번 공연에 앞서서는 지난 20일 중앙대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팬들과 함께 기획한 자선공연을 마련했고, 올 5월엔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을 돕는 자선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까지 거주하던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는 공연수익금을 병원에 기부하는 등 자선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제가 잘하는 음악으로 개인의 명예를 추구하는 것 이상으로 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해요. 이런 자선 음악회를 앞으로 계속 이어나가려고 합니다."
어린 시절 유학해 모스크바의 명문 차이콥스키 음악원에서 공부하던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연주 일정이 줄줄이 취소되자 프랑스의 에콜 노르말 음악원으로 옮겨 현재 파리에 거주 중이다.
"모스크바는 제 10대를 거의 다 보낸 도시에요. 그런 정든 곳에서 선생님과 친구들과 제대로 작별 인사도 못하고 떠나와서 슬픈 마음이 크지요."
이혁은 내년엔 롱티보 콩쿠르 우승의 부상으로 주어지는 유럽에서의 연주 일정을 분주히 소화할 예정이다. 내년 9월엔 금호아트홀에서 독주회도 예정돼 있다.
"내년엔 피아노를 하는 동생(이효)과 함께 듀오 콘서트도 기획 중이에요. 제 동생이 그 나이 때 저보다 피아노를 더 잘 치는 것 같아요. 동생이 음악가로서 어떻게 성장할지 궁금합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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