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2' 한국인 스태프 "현존하는 모든 기술 활용해 작업"
"작업의 질 타협한 적 없어…영화 전체가 '히어로 샷'"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끝없는 에메랄드빛 바다, 그 아래 펼쳐진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심해, 빛을 내는 작은 물고기부터 거대한 고래 모양의 생명체까지. 지난 14일 개봉한 '아바타: 물의 길'('아바타 2')은 192분의 러닝타임 내내 신비로우면서도 생생한 시각효과로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작품에 참여한 한국인 스태프 최종진 씨와 황정록 씨는 "예산의 제약 없이 현존하는 모든 기술을 활용해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흔치 않은 기회였다"고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은 '아바타 2' 디지털 시각효과를 담당한 웨타 FX에 소속돼있다. 최 씨는 컴퓨터그래픽(CG) 슈퍼바이저로 작품에 쓰인 CG를 총괄했으며, 황 씨는 시니어 아티스트로 참여해 주인공 제이크(샘 워딩턴 분), 그레이스 박사의 딸 키리(시고니 위버), 맷케이나 족장 토나와리(클리프 커티스)의 얼굴을 담당했다.
26일 화상으로 만난 이들은 제임스 캐머런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최 슈퍼바이저는 "누구보다 CG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으셨다"며 "워낙 눈높이가 높으시고 굉장히 꼼꼼하시다고 해서 걱정이 앞섰지만, 실질적으로는 굉장히 효율적으로 작업했다"고 회상했다.
"작업의 질을 타협한 경우가 한 번도 없었다"는 황 아티스트는 "수평적인 위치에서 매일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고, 같이 의논하고 해결책을 고안했다. 최고의 작품을 만들겠다는 목표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공급해주신 데 대해 존경을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바타 2'는 배우들이 직접 물탱크 안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촬영한 '수중 퍼포먼스 캡처'라는 신기술까지 도입하며 전편에 이어 '영상 혁신'을 이뤘다는 평을 받는다.
최 슈퍼바이저는 "전편이 수영장 정도의 규모라면 '아바타 2'는 바다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물을 표현하는 데 아주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보다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뮬레이터 데이터가 필요한데요. '아바타'(2009)의 경우 영화 전체 데이터양이 1PB(페타바이트·1천24TB에 상응하는 크기)였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18.5PB가 들었습니다. 주로 물을 시뮬레이션하고 렌더링하는 데 든 데이터예요. 영화 속 물은 99% CG로 만들어졌습니다."
황 아티스트는 웨타 FX에서 새롭게 개발한 페이셜 시스템(Facial System)을 통해 실제 배우의 얼굴 근육을 기반으로 캐릭터를 구현할 수 있었다면서 "별다른 수정 없이 표정이 자연스럽게 구현돼 캐릭터를 연구하고 예술적 표현에 더 많은 시간을 들일 수 있었다"고 했다.
두 사람은 작업에도 다른 작품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CG 작업은 2년이 넘게, 캐릭터의 얼굴을 만드는 과정에는 3년 정도가 소요됐다. CG 작업에 참여한 전문가는 약 2천 명이다.
최 슈퍼바이저는 "아티스트 개개인도 굉장히 열의를 가지고 참여해줬다"면서 "모든 장면이 다 '히어로 샷'(Hero shot·영화를 대표할만한 멋진 장면)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정성을 들였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바타' 시리즈는 현재 5편까지 계획돼있다고 알려졌다. 캐머런 감독은 내한 행사에서 "2년 뒤에 3편을 들고 다시 한국을 찾겠다"고 팬들에게 약속하기도 했다.
최 슈퍼바이저와 황 아티스트는 후속편에서도 '아바타'의 기술발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0에서 90 정도의 퀄리티를 내는 것보다, 90에서 100이라는 완벽에 가까워지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웨타 또한 더 사실적이고 아름다운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기술적 발전을 해 나갈 거라고 보고, 후속편에는 더 많은 발전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음 편에서도 관객들이 보고 놀랄만한 CG 기술을 계속 선보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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