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문턱 낮춰 … 고객이 꼭 필요한 상품만 권하죠

황순민 기자(smhwang@mk.co.kr) 2022. 12. 26. 16: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윤호 해빗팩토리 대표
마이데이터 시스템 적극 활용
수익성보단 이용자 중심 추천
내년부턴 연금 서비스도 선봬

"그동안 한국 보험시장에서는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비효율이 있었습니다. 기술을 통해 문턱을 낮춰 회사가 가져가는 이익을 소비자들에게 돌려주고자 합니다."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만난 정윤호 해빗팩토리 대표가 회사가 주목한 시장의 페인 포인트와 사명(Mission)을 이렇게 설명했다. 정 대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사람의 활동은 금융생활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면서 "소비활동부터 보험, 연금, 대출까지 인생에 있어 중요한 이벤트와 의사결정을 필요로 하는데 정보 비대칭이 너무 커서 소비자가 자세히 알고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자산이 많은 사람만 받을 수 있던 컨시어지 서비스를 모두에게 확장하는 것이 회사의 궁극적인 사업 목표"라고 전했다. 해빗팩토리는 한국에서는 마이데이터 기반의 보험 사업을, 미국에서는 주택담보대출 중개 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해빗팩토리는 한국 시장에서 가입자가 60만명에 달하는 보험 애플리케이션 '시그널플래너'를 운영 중이다. 애초 보험설계사를 대상으로 한 보험 비교분석 서비스로 시작한 것을 2019년부터 B2C로 확장했다.이를 위해 자체 보험대리점(GA)을 설립해 운영하는 것이 다른 인슈어테크 스타트업과의 차별점이다. 특히 해빗팩토리GA에 소속된 설계사들은 모두 정규직이다. 정 대표는 "보험 시장에서 설계사들의 인센티브 구조와 고객 니즈가 연결되지 않는 문제점을 발견했다"면서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설계사에게 고용 안정성을 제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해빗팩토리는 마이데이터와 시스템을 기반으로 설계사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모든 상담 과정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전통 GA가 수익성이 좋은 상품을 골라 고객에게 추천했다면, 이 같은 관행을 완전히 바꿔 철저히 '이용자' 중심으로 전환하는 시도에 나선 것이다. 정 대표는 "무리한 고액 보험료 상품 추천은 일절 진행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고객 보험 분석 결과, 보장내역이 충분하면 굳이 다른 상품을 추천하지 않고 잘 유지하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빗팩토리 정규직 설계사는 40여 명에 불과하다. 유저가 유입되는 순간부터 종료하는 순간까지 '시스템'에 따라 자동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사람이 하는 일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알고리즘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정 대표는 "내부 집계로 설계사들의 생산성이 많게는 업계 대비 7배까지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고, 정규직 전환을 통해 정착률도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해빗팩토리의 경쟁력은 금융 데이터 분석 역량에 기인한다. 정 대표는 "회사는 금융 데이터 중에서도 분석이 더 까다로운 소비, 보험 데이터의 분석엔진을 고도화하고 있다"면서 "시그널플래너가 분석한 보험 상품 수는 수만 개에 달하며 자체 분석 기술을 통해 수일이 걸렸던 고객 증권 확인 및 보장 분석을 1분 내로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B2C 서비스 확장을 통해 회사 매출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핀테크·인슈어테크 업계에서 아직 흑자를 내고 있는 스타트업은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해빗팩토리의 2021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3배가량 늘었고, 내년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얼어붙은 시장 상황은 항상 경계해야 할 리스크다. 정 대표는 "스타트업 혹한기를 맞아 여러 회사의 기업가치가 떨어지고, 추가 투자가 쉽지 않은 상황에 직면했다"면서 "위기일수록 안정적인 수익모델이 중요하기 때문에 회사의 수익 파이프라인을 늘려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국내에서 연금 서비스 론칭과 미국 대출 시장 공략을 내년부터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황순민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