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유럽 해상풍력 전선공급 잇단 수주 … 강원 수출 책임진다

이상헌 기자(mklsh@mk.co.kr) 2022. 12. 2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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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 동해사업장. 【사진 제공=LS전선】

강원도 수출 품목 가운데 전선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전선 수출액은 1억911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9.5% 늘었다. 합금철(83.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전선 수출액은 1월에만 무려 219% 증가율을 기록했고 2월 43%, 3월 173%, 4월 63%씩 늘었다. 5월 들어 47% 감소했지만 6월에 다시 495%나 폭증했다. 하반기 들어 수출액이 감소 추이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수출 스케줄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뿐 향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한국무역협회 강원지역본부는 전망했다.

이처럼 전선 수출액 증가세가 두드러지는 건 강원 동해시에 해저케이블 사업장을 둔 LS전선이 해외 풍력발전소 공급권을 잇달아 수주한 덕분이다. 올해 LS전선이 북미와 유럽, 아시아에서 따낸 수주액은 총 1조2000억원에 이른다.

최근 LS전선은 영국 북해 노퍽 해상풍력발전단지 2곳에 총 6400억원 규모의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을 공급하는 계약을 따냈다. 국내 전선 기업이 유럽에서 수주한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이다.

앞서 올해 초 북미에선 3500억원 규모의 해상풍력용 해저케이블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 대만에서는 지난 3년간 총 8000억원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급권을 싹쓸이했다.

여기에 해상풍력발전 사업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덴마크 오스테드사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정책 이행이 본격화하면서 해상풍력발전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만큼 추가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LS전선은 해저케이블 시장 급성장에 맞춰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몸집을 불리고 있다. 최근에는 해저 시공 전문기업 KT서브마린의 지분 16%를 인수했다.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서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양사 간 시너지를 내기 위한 투자다. LS전선의 해저케이블 제조 역량과 KT서브마린의 시공 엔지니어링 기술 및 선박 운영 능력이 결합돼 해외 수주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제조업 기반도 확충한다. 현재 LS전선은 1800억여 원을 투자해 동해 신규 공장을 건설 중이며 내년 4월 준공 예정이다. 2018년 제1공장, 2019년 제2공장, 2020년 제3공장에 이은 네 번째 사업장이다.

신규 공장은 연면적 3만1000㎡ 규모로 국내 최대 높이인 172m 전력 케이블 생산타워(VCV타워·수직 연속압출시스템) 등을 갖춘다. 공장이 가동되면 LS전선의 해저케이블 생산능력은 지금보다 1.5배 이상 늘어난다. 또 VCV타워 건립으로 케이블 절연 품질이 향상되고 생산성도 높아진다.

사업 확대를 위한 신기술 개발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LS전선은 유럽과 북미에서 사용하는 전압형(VSC) HVDC 케이블 개발에 성공했다. 기술 장벽이 높아 전 세계적으로 소수의 기업만 개발에 성공했으며 국내에서는 LS전선이 유일하다. 이로써 수조 원대 글로벌 HVDC 사업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LS전선 관계자는 "해상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는 대부분 HVDC 케이블이 사용된다"며 "전 세계적인 신재생에너지 정책 확대로 HVDC 케이블 시장은 10년 내 연간 수십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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