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억원 해외투자 유치…규제 프리존 '기술력의 힘'

이상헌 기자(mklsh@mk.co.kr) 2022. 12. 2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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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디지텔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 참여 기업들이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자본을 유치하거나 신규 실증과제를 제시하는 등 국내 의료산업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특구 실증 착수 1호 기업인 오톰은 올해 포터블 엑스레이 '마인'을 내세워 영국과 프랑스 등 다국적 컨소시엄과 1억3532만달러(약 1700억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맺는 성과를 냈다. 오톰이 대규모 해외 투자를 이끌어내면서 지난해까지 333억원이던 특구 누적 투자 유치액은 단숨에 2033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한 오톰의 마인은 차폐시설 없이 야외에서 사용 가능한 초저선량 엑스레이다. 고주파 인버터를 통해 방사선 피폭량을 최소화했고, 0.4㎜ 초점을 통해 선명한 이미지를 구현해낸다. 무엇보다 휴대가 간편해 의료 인프라스트럭처가 취약한 산간벽지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지난 10월 서울 코엑스에서 '2022년 규제자유특구 챌린지'가 중소벤처기업부 주관으로 열렸다. 왼쪽 사진은 강원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 참여 기업 메쥬의 패치형 심전계 홍보 체험 부스. 오른쪽 사진은 유비플러스가 비대면 혈압 및 혈당 관리 솔루션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 제공=강원테크노파크】

이 기기는 국내 최초로 보건복지부로부터 야외 엑스레이 촬영을 허용하는 내용의 임시허가를 받아 군부대 훈련 시 응급환자를 대상으로 실증이 진행됐고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던 시기에는 서울 전 구역 보건소 선별진료소와 전국 국군병원, 결핵협회 등에 대량 보급되기도 했다.

또 다른 특구 참여 기업인 메쥬는 실증 과제로 패치형 심전계인 '하이카디'를 개발해 유럽 CE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하이카디는 가슴에 부착한 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심전도를 확인하는 제품이다. 의료진이 원격으로 생체신호를 모니터링하고 응급 상황 시 처치 구조에 활용할 수 있다. 지난 7월 메쥬는 동아에스티와 하이카디 판권 계약을 맺고 국내 판매를 본격화했다.

특구 사업으로 실증이 진행된 유비플러스의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 비대면 관리 솔루션도 주목받았다. 이는 블루투스 기능을 탑재한 모바일 헬스케어 기기를 통해 환자의 혈압·혈당 수치 등이 의료진에게 전송되면 진단 및 처방이 이뤄지는 비대면 의료서비스다. 실증 경험을 바탕으로 유비플러스는 최근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의료용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적합인정서(GMP)를 획득하며 사업화를 본격화했다.

아이엠랩과 리틀원 두 특구 참여 기업은 지난 10월 중소벤처기업부 주관으로 열린 '2022년 규제자유특구 챌린지'에서 각각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받으며 역량을 과시했다. 규제자유특구 챌린지는 규제특구 혁신 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그간의 성과를 공유하는 장이다. 올해는 전국에서 접수된 105개 실증 과제 가운데 14개 과제가 본선에 올라 경쟁했다. 그중에서도 두 기업이 제시한 과제가 단연 돋보였다.

아이엠랩은 1차 진료기관을 위한 디지털 청진용 생체진단 키트와 이를 연동한 비대면 진료 플랫폼 개발을 과제로 제출해 이목을 끌었다. 이는 최소한의 심음·폐음을 통한 청진과 목내시경, 체온, 맥박 등의 데이터를 의료진에게 전송하고 인공지능 분석을 통해 맞춤형 처방까지 이뤄지는 플랫폼이다.

리틀원의 경우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영유아의 국가 건강검진 수검률을 높이기 위한 비대면 소아과 진료 서비스를 과제로 냈다.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통해 영유아의 수유, 배변, 체온, 수면 등 건강 데이터를 수집해 검진 대상을 선별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상 징후 감지 시 원격 진료를 통해 내원 안내 및 처방하는 시스템이다. 리틀원은 글로벌 시장에서 영유아 건강관리 솔루션 분야 혁신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수유 활동을 자동으로 기록하고 온도가 높을 때 진동으로 위험을 알려주는 '스마트 젖병'으로 CES 2022에서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이엠랩 역시 심폐소생술 VR 솔루션 개발에 나서는 등 국내 CPR 교육 시장에서 독보적인 사업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중기부는 이번 규제자유특구 챌린지에서 제시된 혁신과제가 실제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어서 두 기업의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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