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헬스·액화수소·정밀의료…강원, 신산업 테스트베드로

이상헌 기자(mklsh@mk.co.kr) 2022. 12. 2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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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혁신기술 자유롭게 시험
규제자유특구3개 잇따라 품어
포터블엑스선·수소모빌리티등
특구별 실증사업 활발히 진행
기업 48곳·2180억 투자 유치
클러스터·창업 생태계도 조성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 참여기업 바이오닉스의 만성질환 관리 솔루션 실증 모습. 【사진 제공=강원테크노파크】

강원도는 대한민국 미래 신산업 테스트베드로 평가된다. 기업들이 혁신 기술을 자유롭게 테스트하고 사업화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완화해주는 '규제자유특구'를 3개나 품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강원도는 2019년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원주·춘천 일원 80만3389㎡)를 시작으로 2020년 액화수소 규제자유특구(강릉·동해·삼척·평창 일원 26만9593㎡), 2021년 정밀의료 규제자유특구(춘천·원주 일원 총 18만3112㎡)를 연이어 지정받았다.

3개 규제자유특구를 통해 현재까지 기업 48개사를 유치하고 253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했다. 관련 매출액은 422억원, 수출액은 229만달러, 투자 유치액은 2180억원을 기록했다.

가장 먼저 지정된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에선 △의료정보 기반 건강관리 △의약품 안전 사용 서비스(DUR) 활용 백신 수요 예측 △의료사물인터넷(IoMT) 기반 비대면 진료 △포터블엑스선 진단 시스템 기반 현장 의료서비스 등 4개 실증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강원 액화수소 규제자유특구에서 수소 드론을 테스트하는 모습. 【사진 제공=강원테크노파크】

18개 기업 및 기관이 특구 사업자로 참여해 차폐시설 없이 야외에서 사용 가능한 초저선량 포터블 엑스레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연동되는 패치형 심전계 및 고혈압 관리 솔루션 등을 실증하면서 비대면 진료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비대면 진료는 안전성이 확보된다면 오지나 벽지, 도서산간지역 등과 같은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액화수소 규제자유특구도 실증사업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액화수소는 기존 도시가스를 개질해 나온 기체수소를 극저온에서 액화하는 과정을 거쳐 생산된다. 에너지밀도가 기체수소의 800배로 운반 및 공급 효율성이 크게 높아 미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구 참여 기업 및 기관 등은 1차로 액화수소 용기와 탱크로리 제작에 이어 지난 9월부터 액화수소 생산 및 고정식 충전소를 제작하는 2차 실증에 착수했다. 이번 2차 실증을 통해 하루 200㎏의 액화수소를 생산하는 시설을 조성하고, 기존 기체수소 충전소에 액화수소 탱크를 적용한 도심형 수소 충전소를 구축해 경제성과 안전성 등을 검증하게 된다. 극저온 냉동장치, 수소가스 팽창장치, 제어시스템 등 인프라스트럭처를 안정적으로 설계하는 게 관건이다.

이외에 세부 사업인 액화수소 이동식 충전소, 선박 및 드론 등 수소 모빌리티에 대한 실증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앞서 특구 참여 기업 하이리움과 한국조선해양, 포스코가 함께 개발한 선박용 액화수소 연료탱크 설계 및 제작 기술이 지난 7월 정부 해양수산 신기술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액화수소 실증에 속도가 붙기 시작하면서 강원도가 자체적으로 추진 중인 '수소 저장운송 클러스터' 조성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업은 삼척 호산항 LNG 인수기지부터 동해시 북평산업단지까지 반경 20㎞ 이내에 수소 저장 및 운송 기반을 구축하는 것으로 정부의 예비타당성 심사를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다.

최근 정밀의료 규제자유특구도 실증사업에 착수했다. 정밀의료는 환자의 진료 및 유전체 정보, 환경 요인, 생활습관 등을 분석해 개인별 맞춤형 치료 방법을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를 의미한다. 세계적으로 의료 패러다임이 정밀의료로 전환되고 있는 추세다.

특구는 만성 간질환, 전립선암, 뇌손상, 안면골 골절 등 4개 질환을 진단·예측하는 인공지능(AI)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이도트, 라이프시맨틱스, 더존비즈온, 강원·한림대병원, 원주세브란스병원, 강원테크노파크 등 19개 기업·기관이 특구 사업자로 참여했다.

실증이 본격화되면서 의료 데이터가 유출 없이 안전하게 쓰일 수 있도록 '데이터 안심존'이 더존비즈온(춘천)과 강원테크노파크 헬스케어융합혁신센터(원주)에 각각 1개소씩 구축됐다. 이를 통해 물리적 보안뿐 아니라 당사자가 허용하지 않으면 정보 수집이 금지된다. 데이터 안심존은 규제자유특구 사업이 종료된 이후에도 정밀의료 빅데이터 산업 육성을 위한 창업 및 빅데이터 제공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여기에 데이터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개인정보 및 보안전문가, 법률전문가 등 25명으로 '데이터활용 심의위원회'도 구성됐다.

강원도는 양질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의료 협업 기반 구축을 넘어 정밀의료 관련 창업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정광열 강원도 경제부지사는 "실증사업을 계기로 강원도를 정밀의료 빅데이터 산업 메카로 육성하겠다"며 "학계, 의료계, 의료AI 벤처창업기업과 정밀의료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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