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반의 준비 마쳤다더니…충북 청주시, 눈길 교통대란 원인은 준비 미흡

이삭 기자 2022. 12. 2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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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 상당구 산성동 삼거리에서 지난 6일 오전 차들이 뒤엉켜 있다. 이날 청주지역에 내린 눈은 1cm 정도에 불과했지만, 제설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시민들이 출근길에 큰 불편을 겪었다. 이삭 기자.

지난 6일 충북 청주지역 1cm 안팎의 적은 적설량에도 불구하고 전역에 발생한 교통대란은 청주시가 제설작업을 제때 준비하지 못해 발생한 인재인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도는 청주시를 대상으로 안전감찰을 벌여 문제점 등을 확인하고 시청과 구청 담당자 5명을 훈계 처분 요청했다고 26일 밝혔다.

청주시는 겨울철 중점 대책 기간(11월15일~내년 3월15일) 돌입에 앞서 지난달 14일 보도자료를 냈다. 이를 통해 청주시는 기상 상황을 대비한 24시간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한파 대비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는 등의 준비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충북도의 안전감찰 결과 청주시는 겨울철 중점 대책기간 동안 기상예보를 미처 파악하지 못했고, 제설 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상청은 지난 5일 오후 5시에 ‘6일 0시부터 충북 전역에 1~5㎝ 정도의 눈이 내린다’고 예보했다. 충북도는 기상예보에 따라 청주시에 공문과 유선을 통해 첫눈대비에 완벽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지난 6일 오전 6시쯤 청주시에 1cm 안팎의 눈이 내렸을 당시 청주시에서 24시간 근무한 직원은 담당 직원 1명이 전부였다. 이날 오후부터 눈이 내린다고 기상예보를 잘못 파악했기 때문이다. 또 제설 장비도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다. 청주시는 눈이 내리기 시작한 20분 뒤인 오전 6시20분쯤부터 제설준비를 시작했다. 그러나 소금 등 제설제와 제설 장비를 미리 갖춰놓지 않아 이를 준비하는데 30분에서 1시간을 허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제설 차량은 오전 8시쯤 출발해 출근 차량과 뒤엉켜 제대로 된 제설작업을 하지 못했다.

제설취약지역에 설치된 염수분사장치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청주지역에는 18곳의 제설취약지역에 자동 염수분사장치가 설치돼 있는데 이 중 5곳이 이날 통신에러로 먹통이 됐다. 결국 직원이 해당 지역을 찾아 이 장치를 가동해야 했다.

제설작업이 늦어지면서 출근길 교통대란이 펼쳐졌다. 차량을 몰고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얼어붙은 도로 탓에 거북이 운행을 하며 1~2시간을 도로 위해서 보냈다. 당시 충북경찰청에 접수된 청주지역 차 사고 건수는 오전 6시부터 오전 10시까지 51건에 달했다. 교통 불편 신고도 210건이나 됐다. 기말고사를 앞둔 청주의 한 학교는 교사들의 출근이 늦어지면서 시험이 연기되기도 했다.

충북도는 청주시에 시청을 포함한 청원구, 서원구, 상당구, 흥덕구 등 담당자 5명에 대한 훈계 처분을 요구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청주시에 제설 작업과 관련된 대응 매뉴얼 정비와 제설 컨트롤 타워 역할 강화 등 제도적으로 부족한 부분 등을 개선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이번 감찰 결과를 충북 도내 각 시·군과 공유해 미비한 사항을 개선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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