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두드려맞기 싫어”...슈퍼리치 1조 매도 폭탄
10억 이상 투자자 매도 몰려
2차전지 등 대형주에 집중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6194억원, 3402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달들어서는 최대규모며 지난 11월 11일(2조2105억원) 이후 최대다. 증권가에선 개인투자자들의 양도세 회피 물량이 집중적으로 쏟아진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우종윤 유안타증권 분당지점 PB는 “예년에는 대주주 양도세 회피 물량이 11월~12월 동안 분산돼 나왔지만 올해는 대주주 금액 기준이 100억원까지로 오를 수 있다는 소식에 고액자산가들이 ‘안 팔아도 되지 않나’ 하면서 최근까지 매도를 미루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결국 기준이 10억원으로 확정되면서 오늘 (매도가) 몰린 거 같다”고도 덧붙였다. 한 대형증권사 관계자도 “많은 고액 자산가들이 양도세 물량을 피하기 위해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들었다”며 “어차피 팔아도 다시 살 수 있는 가격이라는 생각들을 많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개인 순매도는 대형주 및 2차전지 주식에 집중됐다. 순매도금액이 가장 컸던 종목은 삼성전자(723억)였으며, 한국항공우주(278억), 포스코케미칼(277억), 엘앤에프(236억), 에코프로비엠(230억) 등이 뒤를 이었다.
앞서 정부에선 양도세 20% 부과 기준이 되는 대주주 기준을 현행 종목당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을 추진했으나 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100억원까지는 아니더라도 소폭 상향될 것이란 전망도 있었으나 결과적으로는 현행 10억원 유지로 결론이 났다.
양도세를 피하기 위한 매도는 27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28일 주식 보유액을 기준으로 과세 대상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매매차익에 대한 양도세를 내지 않으려면 27일까지 주식을 팔아 종목당 주식 보유액을 10억원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양도세 기준일이 29일이었던 작년에도 12월 21일부터 28일까지 개인투자자는 8조5070억원을 순매도했다. 작년도 기준 대주주 지정 기준일인 28일 하루 동안에는 무려 3조1587억원어치나 팔았다. 지난해 11월~12월 개인투자자들의 일평균 순매도 금액이 2250억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큰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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