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아듀 2022, 헬로 2023…"내년 세계 경제도 불안"
2022년이 지나가고 2023년이 오고 있습니다. 한 해를 되돌아보고 새해를 설계하는 시간입니다. 지난 1년 동안 촬영된 필름을 빠르게 되새김질해 보겠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습니다. 전쟁 탓에 많은 사람이 죽었고, 국제 석유와 곡물 가격이 폭등했습니다. 에너지와 곡물 가격은 인플레이션을 만들었고 세계 경제를 불황의 늪으로 밀어넣었습니다. 미국과 한국 등 세계 각국은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올렸습니다. 고(高)물가·저성장 기조를 뜻하는 ‘뉴노멀’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20대 대통령으로 취임했고 우리 기술로 만든 누리호는 성공적으로 발사됐습니다. 이태원 핼러윈 압사 사고는 우리 모두를 우울하게 했습니다. 한국 영화, 드라마, 음악이 세계를 강타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2023년은 어떤 한 해가 될까요?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23 세계대전망’에서 불안정과 불안이 장기간 지속되는 ‘퍼머크라이시스(perma-crisis)’가 닥칠 것이라고 걱정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1%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군요. 몇몇 미래기술이 ‘기술적 특이점’을 돌파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예측도 했습니다.
독자 여러분! 한국경제신문은 1년 동안 생글생글을 47회 발행했습니다. 내년엔 더 알찬 생글로 독자 여러분께 다가가겠습니다. 아듀 2022, 헬로 2023!
백신패스·인플레·암호화폐·북핵 문제…
생글을 클릭하면 2022년 한 해가 보인다
생글생글은 2022년 1월 10일자(737호)부터 12월 26일자(783호)까지 모두 47회 발행됐습니다. 여름·겨울방학과 명절 휴간을 제외하면 매주 발행된 셈입니다. 지난 1년간 어떤 내용이 커버스토리에 담겼는지 되짚어보는 것은 재미있는 일입니다. 여러분도 생글 홈페이지(sgsg.hankyung.com) ‘지면보기’를 클릭해 보세요.
생글은 한 해를 ‘한 달에 책 한 권 읽기’로 시작했습니다. 상경계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한 기획이었습니다. 여유 시간이 있는 겨울방학 동안 읽어두면 좋은 책을 소개했습니다.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북학의> <메타버스> 등의 목록은 지금도 유효합니다.
738호 생글은 찬반 논란이 많았던 ‘코로나 백신 패스’ 문제를 다뤘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는 이유로 백신을 의무적으로 맞게 하고, 백신을 맞았다는 증명(패스)이 없으면 학원, 극장 등에 갈 수 없도록 한 행정조치가 개인의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지를 다각도로 조명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백신 패스가 과잉 조치로 보이지만 당시엔 필수 조치로 이야기되곤 했습니다. 음식점 방문 기록에 개인정보를 쓰게 했던 것은 타당할까요?
생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과 직후 두 차례에 걸쳐 전쟁 문제를 커버스토리로 짚었습니다. ‘전쟁 위기 우크라이나…불안한 지구촌 경제’(741호)와 ‘경제는 평화를 사랑해…전쟁은 번영의 적’(744호)을 읽으면 전쟁과 경제 사이의 관계를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지구촌 경제를 괴롭힌 ‘고물가 지속 현상’, 즉 인플레이션 문제도 2월 28일자 743호에서 심층적으로 다뤘습니다.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 핵심 원인인 통화량이 한국과 미국에서 얼마나 늘어났는지를 분석했으며, 인플레이션 때문에 경제 파탄을 겪은 과거의 독일과 베네수엘라 사례를 제시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악화하던 중인 4월 생글은 750호를 통해 다시 한번 이 주제를 다뤘습니다. 제목은 ’자고 나면 오르는 물가…내 용돈으로 뭘 사 먹지?’였습니다. ‘물가 상승→임금 상승→실업 증가’의 흐름을 경제학적으로 설명했습니다.
대형마트 영업제한 이슈도 생글 745호에서 다뤘습니다. 최근 대구시가 대형마트 주말 영업제한을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유통이 모바일과 온라인 쇼핑에 의해 주도되는 시대입니다. 생글은 보부상, 동네 가게, 마트, 온라인 쇼핑, 모바일 쇼핑으로 유통이 진화해왔음을 소개하면서 대형마트의 영업을 제한하는 것이 옳은지를 물었습니다. ‘전통시장이 대형마트 때문에 위축되었다’는 주장과 ‘두 시장은 별개의 시장’이라는 반대 주장을 균형감 있게 실었습니다.
자유무역협정(FTA)이 우리나라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두 차례에 걸쳐 소개했습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10년(747호), 한국·중국 수교 30년(767호)을 계기로 쓴 커버스토리였습니다. 자유무역이 무역 당사국 모두에 이로운 이유를 경제학자 데이비드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으로 설명했으며, 우리나라가 세계 몇 나라와 자유무역협정을 맺고 있는지, 자유무역으로 우리나라가 어떤 효과를 봤는지를 상세히 기술했습니다.
법(法)이 왜 중요한지를 751호와 782호에 실었습니다. 법이 함부로 만들어지고, 느닷없이 없어지는 나라는 안정된 삶과 번영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점과 법철학자들의 법사상을 쉽게 설명했습니다. 법다운 법이란 어떤 법을 말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밝혀두었습니다.
암호화폐와 위험자산 문제도 분석했습니다. 755호와 756호를 통해 생글은 화폐의 역사와 암호화폐가 화폐가 될 수 있는지,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상세하게 풀었습니다. 이 밖에도 생글은 북한의 핵과 한국 핵무장 논란, 공유 차량 ‘타다’ 문제, 늘어나는 세금 이슈, 인공지능의 진화와 로봇 철학, 해수욕장 바가지요금의 진실, 커피 수입 1조원 시대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뤘습니다. 생글은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고래고기입니다.
NIE 포인트
1. 생글생글 홈페이지 ‘지면보기’를 클릭해 커버스토리를 훑어보자.
2. 커버스토리 중 가장 관심이 가는 주제를 골라 토론해보자.
3. 새해에 생글이 다뤄줬으면 하는 주제를 이메일(nie@hankyung.com)로 보내보자.
2023년 전망: 불안정이 계속되는 한 해
주요 선진국 마이너스 경제성장 '경고'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Economist)는 최근 <2023 세계대전망>을 발간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매년 말 새해에 나타날 지구촌의 정치·경제·산업·금융 변화를 예측하는 매체로 유명합니다.
국가기관과 국제단체, 민간연구소, 경제협회 등 많은 단체와 기구가 전망과 예측 보고서를 냅니다. 이런 보고서가 나올 때마다 우리는 묻곤 합니다. “전망과 예측이 과연 맞을까?” 답은 엇갈립니다.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너무도 많은 변수로 엮여 있기 때문입니다. 검은 백조(블랙스완: 매우 드물게 오지만 한번 닥치면 큰 위기를 만드는 사건)가 출현하면 세계 경제가 한순간에 휘청거리죠. ‘코로나19 팬데믹’은 대표적인 블랙스완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전망과 예측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그것이 희미하게나마 장단기 패턴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물론 전제가 필요합니다.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이라는 단서 말이죠. 이코노미스트에 실린 주요 전망을 훑어봅시다.
세계 정치, 경제 질서가 내년에도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만들어낸 지정학적 위기가 계속되면, 국제 에너지 위기와 세계 인플레이션 상황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이 위기는 러시아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대립으로 번질 수도 있어요. 즉 러시아-중국-사우디아라비아가 연합을 이뤄 미국-유럽연합-일본-한국과 맞설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러-우 전쟁이 중국-대만 위기로 번질 경우, 글로벌 경제는 회복되기 전에 다시 고꾸라질 수 있다는 겁니다.
미국에서 나오는 적신호도 이코노미스트는 우려했습니다. 미국은 지금 지난 수년간 찍어낸 달러와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 탓에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렸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 경제가 완전히 회복하지 못할 것이고, 이에 따라 영국(-0.8%) 독일(-0.9%) 프랑스(-0.3%)가 마이너스 성장의 늪에 빠질 것이라고 합니다. 한국 역시 저조한 성장(1.9%)에 그칠 전망입니다.
첨단기술 패권 전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미국을 필두로 한 ‘칩4 동맹’은 중국의 맹추격을 더욱 저지하려 애쓸 겁니다. 칩4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술력을 지닌 미국, 한국, 일본, 대만이 맺는 기술 동맹입니다. 이것은 반도체 동맹인 동시에 안보 동맹이기도 합니다. 미국은 중국에 첨단 반도체 장비조차 수출되지 못하도록 규제를 강화하는 중입니다. 중국은 이에 맞서 러시아, 사우디 등을 제 편으로 끌어들이려 합니다. 이것이 자칫 전례 없는 충돌, 즉 블랜스완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거죠.
식량 위기도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입니다. 이코노미스트는 “대홍수로 파키스탄 국토 3분의 1이 타격을 받아 3300만 명의 수재민이 발생했다”며 “기후변화로 세계 5000만 명이 굶주림을 겪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곡물 시장 불안이 또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위기 상태가 지속되는 ‘퍼머크라이시스(perma-crisis: 영구적 위기)’ 시대가 오고 있다고 했습니다. 정치적, 경제적 불안정이 지구촌에 일상화한다는 겁니다. 중국의 성장이 정점에 이르는 ‘차이나 피크(China peak)’ 역시 위기의 징후로 해석됐습니다. 반면 인도는 새로운 위상을 찾아 급부상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수백 년 동안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았던 나라가 중국이지만 내년 4월 인도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정치와 경제 면에서도 조금 진전된 국면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살찌는 코끼리, 야위어가는 용’은 인도의 상승, 중국의 하락을 점치는 표현입니다.
배터리 기술, 인공지능 기술, 양자컴퓨터 기술, 수소 에너지 기술, 핵융합 기술, 새로운 온라인 교육 기술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돼 인류의 미래를 밝히는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내다봤습니다.
NIE 포인트
1. 경제 예측이 맞기도, 틀리기도 하는 이유를 알아보자.
2. 블랙스완이 무엇인지를 찾아보자.
3. 이코노미스트가 쓴 ‘퍼머크라이시스’ 의미를 토론해보자.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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