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중국, '오픈소스 RISC-V'로 美 반도체 제재 '맞대응'

권동준 2022. 12. 2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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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RISC-V 주도권 확보에 혈안인 것은 빈약한 반도체 설계자산(IP) 역량 때문이다.

중국은 RISC-V를 앞세운 반도체 IP 확보뿐만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설계를 담당할 EDA 산업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RISC-V가 Arm을 위협할 정도의 잠재적 경쟁자인 건 사실"이라면서 "RISC-V가 반도체 IP 주도권을 언제 확보하느냐에 따라 중국 성과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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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도체 90% Arm 기반 설계
무역분쟁 탓 첨단기술 확보 난항
국가 주도 EDA 산업 적극 육성
중국 반도체. <전자신문 DB>

중국이 RISC-V 주도권 확보에 혈안인 것은 빈약한 반도체 설계자산(IP) 역량 때문이다. 반도체 굴기를 위한 첫 단추인 반도체 IP를 대부분 대외에 의존했기 때문에 생태계가 견고하지 못하다. 미-중 무역 분쟁이 점차 확대되면서 첨단 반도체 기술 확보가 어려워지자 대안 마련이 시급해졌다. 개방형 반도체 IP 생태계인 RISC-V로 생존 전략을 새로 짜게 된 배경이다.

시장조사업체 IP네스트에 따르면 반도체 IP 라이선싱으로 돈을 가장 많이 번 기업은 영국 소재 Arm이다. 시장 점유율은 40%에 이른다. 미국 시높시스와 케이던스가 뒤를 이었다. 반도체 IP 기업이 대부분 영국과 미국에 포진한 만큼 중국은 해외에서 IP를 공급받아야 한다. 중국 반도체의 90%가 Arm 기반으로 설계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는 단순 비용 문제가 아니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 기술의 중국 수출을 막으면서 반도체 IP 공급망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달 Arm이 차세대 서버용 칩 '네오버스V'를 중국 알리바바에 판매하지 않기로 한 것이 대표 사례다. 미국과 영국 당국이 해당 칩의 중국 공급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 작용했다. Arm은 영국 기업에 일본 소프트뱅크 소유인만큼 중국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려는 미국 행보와 함께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Arm 다음으로 많은 IP를 공급하고 있는 시높시스와 케이던스 역시 미국 기업이어서 중국에서 이들 IP를 확보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중국은 대체재를 구해야 한다. 컴퓨팅 분야의 x86 역시 미국 인텔이 주도권을 거머쥔 만큼 탈 서방국가 전략이 필요하다. 중국 현지 EDA 툴 기업은 아직까지 코어 IP 분야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미 조성된 생태계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 때 중국 눈 안에 든 것이 바로 RISC-V다.

2015년 RISC-V 인터내셔널 설립에는 중국 안데스 테크놀로지와 중국과학원 컴퓨터기술연구소 정도만 참여했다. 7년이 지난 지금은 핵심(프리미어) 멤버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졌다. 중국이 RISC-V를 Arm 등 해외 코어 IP 대안으로 삼았다는 방증이다.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와 텐센트에 '베이징오픈소스칩연구소' 지원을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알리바바, 텐센트, 베이징오픈소스칩연구소 모두 RISC-V 프리미어 멤버다. RISC-V 기반 반도체 IP 공급과 수요를 맞춘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RISC-V를 앞세운 반도체 IP 확보뿐만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설계를 담당할 EDA 산업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2016년 '13차 5개년 국가전략 신흥산업 발전 계획'을 시작으로 다양한 정책을 연이어 발표하며 EDA 산업을 키울 것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의 RISC-V 투자 전략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아직 RISC-V 생태계가 Arm 등에 견줄 만큼 성장 궤도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영국·미국 IP 의존성에서 탈피할 수 있다는 것은 업계 중론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RISC-V가 Arm을 위협할 정도의 잠재적 경쟁자인 건 사실”이라면서 “RISC-V가 반도체 IP 주도권을 언제 확보하느냐에 따라 중국 성과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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